[현장에서]IT컨버전스를 위한 무한경쟁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CEATEC 2004’를 다녀왔다. ‘CEATEC 2004’는 일본에서 열리는 각종 전자 전시회 중 가장 큰 규모며, 이동통신 분야를 비롯해 전자산업의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고 있어 IT산업 전반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것은 회사와 연관이 깊은 이동통신 분야였는데, 이번 전시회에서 나타난 가장 큰 흐름은 무엇보다도 방송 미디어와 홈네트워크의 결합이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지상파 혹은 위성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와 집 안이나 집 밖에서도 집에 있는 모든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연결된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전자산업 전반의 방향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동단말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부가장치도 많이 선보였다. 특히 단말기의 멀티미디어 지원으로 배터리 용량 부족을 자동차에서 적용하고자 하는 연료전지를 이용, 사용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가 있었다. 또한 최근 국내 제조사에서도 적용·검토중인, 단말기 저장용량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미니 HDD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0.85인치 제품까지 전시됐는데, 과연 HDD가 얼마나 작아질지 또한 얼마만큼의 사용 신뢰성을 확보할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러 업체의 연합전선 체계 구축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DVD의 뒤를 이을 차세대 저장장치를 선점하기 위한 일본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은 전시회장 내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재밋거리였다. 또한 각사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여러 업체의 연합체 형성도 눈길을 끌었다.

 몇 년 전부터 일반화되기 시작한 통합화 추세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카메라와 캠코더 탑재 외에 무선 단말기를 다른 영역의 가전제품과 얼마나 원활하게 연동시킬 것인지가 대세로 느껴졌다.

 이동단말기 시장은 멀티미디어·방송·홈네트워크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영역으로 발전중이며, 자신에게 없거나 부족한 점은 연합을 구성해 보완하며 공동 대응으로 힘을 키우는 여러 회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IT 동향에 대응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국내 업체들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전시회였다.

 <최용주 SK텔레텍 선임연구원 lastbs@sktelete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