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반도체 기업에서 배운다](2)김덕중 페어차일드 코리아반도체 사장

 “전력용 반도체하면 어디가 떠오르십니까. 바로 페어차일드반도체입니다. 고전압용이든 저전압용이든 전력용 반도체의 모든 것을 페어차일드에서 찾으면 된다는 뜻입니다.”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의 대표인 김덕중 사장(53)은 페어차일드가 어떤 회사냐는 물음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전력용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전력용 반도체에 관한 한 A부터 Z까지 구비한 회사라는 말이다.

이 회사는 얼마 전부터 ‘파워 프랜차이즈’라는 새로운 기술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특정한 분야의 기준을 제시하는 자라는 뜻으로 전력 부분에서는 최강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페어차일드가 전력용 반도체에 집중하게 된 것은 이 회사가 삼성전자 사업부이던 현 부천공장을 인수하면서부터다. 부천공장 인수 이전에 페어차일드는 다양한 아날로그 제품군이 있었으나 고전압 제품에 강점인 부천 공장에서 히트 상품이 잇달아 터져나오면서, 회사 전체의 전략이 변화했다.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에서는 회사를 대표하는 5개 품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인수되기 이전부터 실시해왔습니다. 이른바 ‘파이브 스타’ 프로젝트입니다. 지난 96년부터 파워 스위치, IGBT, SiPOS, 모터 IC, QFET 등 성공 가능한 5가지 유망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하고, 거의 1년에 하나씩 이들을 스타로 데뷔시켰다.

5대 스타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페어차일드 전체에서 전력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결국 전사 차원에서 전력용 반도체 포트폴리오 갖추기에 나섰다. 부천을 통해서 고전압 부분 1위에 올라선 데 이어 최근 미국 내에서 저전압 반도체 회사를 인수, 이제 전력용 반도체의 모든 분야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페어차일드는 전력용 반도체에 집중하고 새로운 스타 제품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다음 스타 제품으로 육성중인 것이 바로 차량용 반도체입니다.”

페어차일드는 최근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미래형 자동차 부분에서 반도체 부분의 연구를 담당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김사장은 “자동차는 반도체의 덩어리이며 미래형 자동차는 결국 전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앞으로 페어차일드에 무한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사장은 페어차일드가 전력용 반도체 부분에서 1위에 오르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던 데는 바로 국내 산업에 기여한다는 자부심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가 국책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단순히 영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생산을 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세계 최고의 전력용 반도체 회사로 성장하게 된 배경입니다”

김사장은 반도체 산업은 국가와 산업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최고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사장은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설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을 육성하고 이끌어 나간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성공의 길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페어차일드는 어떤회사>

페어차일드반도체는 지난 57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반도체 기업으로 40년간 부침을 거쳐 지난 97년 새로 부활했다. 원래의 페어차일드는 사라졌지만 커크폰드 회장이 지난 97년 내셔널세미컨덕터에서 분사하면서 다시 생겨났고 지난 99년 삼성전자로부터 부천 팹을 인수, 현재와 같은 회사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페어차일드는 전력용 아날로그 IC류와 다이오드, 정류기, 트랜지스터 등의 전력용 개별소자(디스크리트), 스탠더드 로직, 광전자 부품 등의 멀티시장 제품군을 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가전, 산업용 기기, 컴퓨터, 휴대폰 및 각종 통신기기 등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페어차일드의 주력 상품인 그린FPS는 휴대폰의 충전기 셋탑박스, DVD 플레이어, LCD 모니터에서 컬러 TV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가전제품 전원단을 구현하는 전력용 반도체 소자로서, 입력 AC 전원을 출력 DC 전원으로 전환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최근 대두하고 있는 IEA(국제 에너지 기구)의 ‘1와트 이니셔티브’ 규정에 부합되는 대기전력 소비를 구현한 제품으로 현재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는 TV 및 기타가전제품들의 대기전력 소비를 1/3 이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스마트파워모듈(SPM) 역시 환경과 에너지 절감이라는 시장 트랜드에 적합한 제품으로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의 절전형 저소음 인버터 가전제품에 필수적이다. 최근 고가 백색가전용으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IGBT 또한 고효율, 저소비, 고속 스위칭 특성이 있는 대전력용 반도체 소자로서 인버터, 무정전전원장치(UPS), 로봇, 펌프 등 산업용 및 세탁기, 에어컨, 카메라 등 가전용까지 두루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