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퀘스트 인수 불발 두고 책임 공방

 금호전기의 현대이미지퀘스트 인수가 또 다시 무산되면서 이행보증금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두고 하이닉스와 금호전기간 법적 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최근 금호전기 측에 양해각서(MOU)를 위반했기 때문에 MOU를 해제하는 한편 금호전기가 MOU를 체결할 때 지불한 이행보증금 31억 원을 자사에 귀속시키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MOU가 해제된 것은 금호전기측에서 MOU를 위배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이행보증금을 가져가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금호전기측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초 양해각서 사항이 실사 후 최종 인수대금가격을 계약금액에서 상하 10%를 벗어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금호전기측이 최종 인수대금을 계약금액보다 10% 이상 낮게 제시해 MOU해제 통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이미지퀘스트측도 금호전기의 MOU 위반 사항 등과 2차례에 거친 인수 무산 등으로 회사에 손실을 초래했다고 보고 법적 소송까지 검토하는 등 다소 흥분한 분위기다.

이에 대해 금호전기측은 “하이닉스로부터 공문 내용을 접수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번에 인수가 무산된 것은 하이닉스측에서 터무니 없는 자료를 금호전기에 제출한 것이 근본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최악의 경우를 고려해 법적 소송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전기는 지난해 3월에도 하이닉스와 이미지퀘스트 인수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하이닉스가 보유한 이미지퀘스트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 규정을 들어 인수경쟁자이던 지비시너웍스의 계약 무효를 주장했고 금호전기도 인수에 따른 시장의 부정적 평가로 인해 양해각서 체결 5일만에 인수 의사를 번복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쨋든 금호전기가 2차례에 거쳐 현대이미지퀘스트 인수를 진행하다가 포기하거나 무산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며 “금호전기가 시장에서 신뢰성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