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현 주력 제품인 2Gb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재검사로 출하 연기를 반복하는 등 공급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Gb 칩 2개를 붙인 스택 2Gb 제품을 주력 생산해오다 지난 8월부터 원칩 제품으로 주력품목을 대체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월 2Gb 플래시메모리 일부 제품에 대해 재검사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달 중순에도 90만∼110만개 규모를 재검사하면서 출하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2G 플래시메모리의 공급 부족 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 알아보니 삼성전자 측에서 생산된 물량을 재검사하면서 예정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출하가 지연되거나 리콜된 약 100만개 물량은 삼성전자 전체 원칩 2Gb 물량의 3∼5%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영향으로 시장에서는 지난 9월과 11월 중순 한 때 2Gb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연말 특수와 맞물리면서 현재 수급 불균형도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시장 전체의 80% 가까이 공급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는 2Gb 수요 물량의 80∼90% 정도만이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검사의 원인은 스택 2Gb 제품에서 원칩 2Gb 제품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테스트 물량이 급증, 테스트 과정이 일부 누락된 채 출하돼 재테스트를 위해 리콜 또는 출하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플래시메모리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제품 출하시스템을 고려할 때 일부 테스트 과정을 누락한 채 제품을 생산해서 나중에 리콜하거나 출하를 늦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일부 라인의 제품이 제조과정의 결함에 의해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일부 테스트(컨트롤러) 장비에서 문제가 발생해 재검사를 실시한 것”이라며 “시장에 본격 출하되기 직전에 회수해 재검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고객에게 납품된 제품 가운에는 문제가 되는 제품이 없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