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대기업이지, 사람이 대기업은 아닙니다.”
SK텔레콤 무선인터넷 사업 부문을 담당할 때부터 직간접적으로 네이트와 함께해 온 네이트닷컴의 ‘산 증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전주호 부사장은 인간적인 면을 보여달라는 기자의 주문에 “다른 벤처기업 인물들만큼 특별한 이력이 없어요”라며 쑥스러워 했다. 하지만 그는 그저 SK텔레콤이라는 대기업의 조직 문화에 휩쓸려 살아온 사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저는 SK텔레콤이라는 거대 통신 기업에서 가장 ‘인터넷적’인 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라며 대기업 임원이었던 사람이 과연 벤처 문화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물론 인터넷 기업에 발을 들여 놓은 지 3년여 동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전 부사장은 업계에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는지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 될 만큼 이미 업계의 거물이 됐다.
게다가 기업의 부사장 치고는 눈에 띄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전 부사장은 “SK커뮤니케이션즈의 부사장과 네이트닷컴 및 홍보 총책임자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내외부 활동이 많다 보니 열심히 한다는 외부의 평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기업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을 때와 현재 달라진 점에 대해선 하나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지난해 송년회식 때 중간에 직원들이 나가버리더라구요. 처음에는 이게 기업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바꿔 생각해 보니 이렇게 재미가 없으면 저도 나갈 것 같더라구요. 인터넷 회사의 소비자가 구성원이라면 이들을 만족시켜야지 조직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재미난 송년회로 꾸밀 계획입니다.”
또 인터넷의 생명은 서비스라는 생각도 굳히게 됐다고 한다. 전 부사장은 “예전에 히트친 작은 점이 크게 번지는 라이코스 광고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알게 됐다”며 “인터넷의 새로운 서비스들을 이미지로 설명한다는 건 불가능하고 이제 개별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또는 서비스의 질을 높여 구전 효과를 노리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네이트닷컴을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 부사장의 ‘인터넷 기업 도전기’가 성공적인 결말을 이룰지 기대된다.
조장은기자@전자신문, jecho@ 사진=윤성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