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전사자원관리(ERP)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대학정보화활성화종합방안에 따라 국·공립대학들이 ERP 기반의 대학행정정보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사립대들도 ERP 구축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내년중 서울산업대를 시작으로 한밭대, 밀양대, 삼척대 등 4개 산업대를 비롯해 춘천교대와 대구교대가 ERP 구축을 확정지었고, 서울대학교 등 국립 41개 대학교가 ERP 솔루션 도입을 위한 검토작업에 착수한다.
특히 올해 연세대에 이어 숙명여대, 덕성여대 등 일부 사립대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격적으로 ERP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경쟁 대학들이 ERP 솔루션 도입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대학 ERP 시장은 내년에 올해의 2배 수준인 100억원 규모를 형성한 데 이어 오는 2006년에는 200억원 규모에 이를 정도로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했다.
ERP업체들도 대학 시장 공략을 위한 드라이브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학 ERP 시장은 한국SAP와 한국오라클이 양분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시장 규모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 국내 업체들도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충주산업대 등 3개 산업대와 ERP 구축 계약을 체결한 한국SAP(대표 한의녕)는 이달 중에 대학 정보기술(IT)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학 ERP 구축 성공사례를 발표하는 자리를 갖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남궁현 한국SAP 영업대표는 “대학들은 그동안 행정정정보시스템을 자체개발이나 시스템통합(SI)업체에 의존해 왔으나, 데이터 누락 등 심각한 문제들이 나타나면서 ERP 패키지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국내도 미국처럼 대부분의 대학들이 ERP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오라클(대표 윤문석·김일호)은 지난해 춘천교대와 대구교대에 ERP 솔루션을 공급한 데 이어 조만간 있을 경인교대와 광주교대의 ERP 프로젝트를 수주, 교육대학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계획이다. 교육대학 시장은 한국SAP가 가격 등을 이유로 진입을 꺼리고 있어 한국오라클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큰 시장이다.
소프트파워 등 국내 업체들도 대학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소프트파워(대표 김길웅)는 올해 대학의 ERP 프로젝트 입찰에 처음으로 참여한 데 이어 내년에 본격적으로 대학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영림원소프트랩(대표 권영범)도 대학 시장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영림원 김종호 상무는 “대학은 성장 속도가 빨라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데도 국내 ERP업체들이 대학정보화 지원금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자원부의 중소기업 IT화 사업처럼 국내 업체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업계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