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급격한 환율 하락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양사는 주요 경제연구소와 금융가에서 내년도 경기전망치를 부정적으로 내놓고 환율이 세자릿수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됨에 따라 마무리 수립 단계에 들어갔던 내년도 경영계획을 ‘자린고비형’으로 재수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까지 인하됨에 따라 예상되는 매출 감소액만큼 운영 등 기타 비용에서 줄여 나간다는 내부 방침을 수립하고 이달 31일까지 한 달간 전체 경비를 10% 절감키로 확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환율 급락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의 실질적인 여파가 통상적으로 3∼4개월 후에나 나타나기 때문에 매출 하락은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며 “앞서 비용 줄이기에 나서는 것은 환율 인하가 지속될 때를 대비한 ‘정신무장’ 차원”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번 결정에 따라 이달 행사를 대폭 축소하거나 예정된 각종 후원을 일제히 중단했다. 임직원들은 각종 경조사와 송년모임 등도 조촐하게 치르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
올해 초 환율 1050원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경영계획을 세웠던 삼성전자는 환율 인하가 지속됨에 따라 조만간 전사 차원의 경비 절감 정책을 확정지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별다른 방침이 내려지지는 않았으나 전사적으로 비용을 절감하자는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며 이달 중순 감축재정 계획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대부분 완성했던 내년 경영계획도 3∼4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수정작업에 들어갔으며 그룹 계열사들과 검토·조정기간을 거친 뒤 이달 말, 늦으면 내년 1월 중순경에 최종 계획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주 들어 주요 경제연구소가 내년도 ‘증시 대망설’을 내놓은 데다 환율도 최악의 경우 900원대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치가 나오면서 이미 완성한 계획안을 계속 수정하고 있어 예년과 달리 불가피하게 최종 계획안이 차기연도로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