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업계, 환율급락에도 `느긋`

2~3년전부터 환리스크에 적극 나서온 덕분

셋톱박스업계가 최근의 급격한 달러/원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자재 수입비중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 자연적으로 헤지되는 부분이 큰 데다 2~3년전부터 각 업체마다 환차손 제로를 목표로 환리스크에 적극 나서온 덕분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휴맥스(028080), 홈캐스트(064240), 토필드(057880) 등 주요 셋톱박스업체들은 올들어 수억원대의 환차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톱박스업체들은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한 뒤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원자재 비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50%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휴맥스의 경우 50%, 홈캐스트는 65%, 토필드는 70%에 달하고 있다.

달러로 수입하고 달러로 결제하는 업계의 일반적인 자금흐름상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이 환리스크에서 비껴나 있다.

이와 함께 이들 업체들은 모두 선물환이나 통화옵션 거래를 통해 리스크를 헤지하고있다.

홈캐스트의 경우 지난 2월 2500만달러 상당에 대해 통화옵션 계약을 맺었다.

1000만달러는 1185원, 1500만달러는 1178원에 맺었고 현재 달러/원 환율이 1100원을 밑돌면서 매달 환차익이 발생하고 있다.

또 이들은 유럽시장 확대 강화를 올해의 주요 목표를 설정하고 유로화 결제를 늘리고있다.

토필드의 경우 매출의 30%가 유로화로 결제되고 있다.

휴맥스는 올해 유로화로 받은 제품대금을 달러로 바꿔 본사송금하던 것을 유로화로 직접 송금토록 하고 있는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고 있다.

토필드 관계자는 "수출비중이 절대적이다 보니 지난 2002년부터 환차손 제로를 목표로 환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선물환 계약을 맺어왔다"며 "현재까지 수억원대의 환차익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은 줄어들 수 있더라도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는 내년에도 환관리 기법을 좀 더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홈캐스트의 경우 현재 5%에 불과한 유로화 결제비율을 내년에 25%로 늘릴 계획이다.

또 상당수 업체들이 호주달러 등 결제통화를 다변화하고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가입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edaily 김세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