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가 인텔 펜티엄4 프로세서(CPU)인 ‘프레스콧·사진’ 구득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 등 주요 PC업체들이 데스크톱 CPU로 가장 많이 탑재되는 프레스콧의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추가로 주문한 물량은 물론 당초 주문한 물량조차도 공급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데스크톱 PC 생산에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프레스콧 품귀’ 현상은 인텔 본사와 직접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메이저 PC업체가 유독 심각하며 재고 물량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그레이마켓에 일부 의존하는 중견 PC업체와 용산·테크노마트 등 조립업체는 상대적으로 덜한 상황이다.
LG전자는 인텔 프레스콧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CPU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 측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PC수요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해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지만 원하는 CPU 물량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고 말했다. 특히 추가 주문은 불가능한 상황이며 일부 주문량에 대해서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삼보컴퓨터도 “일반적으로 CPU 구매는 인텔 본사에 3개월 정도 예상치를 줘 이에 맞게 공급량을 조절해 왔다” 며 “이미 주문한 수량에 대해서는 생산량에 차질을 줄 만큼 큰 변화가 없지만 추가 주문은 올스톱된 상황” 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삼보는 연말 성수기와 내년 공공 시장을 겨냥해 행망· 교육용 PC를 위해 추가 생산 계획을 잡았으나 CPU 구득난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전자도 프레스콧 CPU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부족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구매팀을 총가동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인텔이 전세계적으로 PC성수기인 연말과 겹치면서 절대 수량이 부족한데다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 업체에 대한 공급량을 조절하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인텔이 그랜츠데일 메인보드와 맞물려 새로운 프레스콧 규격인 ‘LGA 775’를 보급하기 위해 현재 주요 PC업체에 공급하는 기존 주력 모델을 조기 단종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겠느냐는 의혹의 눈초리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 측은 “전세계적인 PC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일부 차질을 빚을 수 있지만 국내 업체의 생산에 타격을 받을 만큼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