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휴대폰 3사가 매출액 대비 7%, 많게는 11% 이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최근 세계 휴대폰 시장은 중국업체들의 약진으로 로엔드 부문에서는 거의 경쟁력을 잃었으며 중고가 부문에서 체면치레를 하는 정도다. 휴대폰 업계는 3G·DMB·메가픽셀폰 등 중고가 부문의 R&D를 강화해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로엔드 부문에서도 폼팩터와 기능·디자인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글로컬리제이션에 무게중심=내년 급격한 원달러 환율변동이 없을 경우 3사의 R&D 투자액은 올해 1조8700억여원보다 40% 가량 늘어난 총 3조1000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공격적인 R&D 투자 전략의 초점은 첨단 차세대 단말기 개발을 통한 브랜드 파워 향상과 글로벌스탠더드와 현지화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글로컬리제이션’에 맞춰졌다.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1위 기업 노키아를 추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모토로라와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포석이다.
LG전자와 팬택계열은 각각 내년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4위, 6위권 진입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연구센터와 인력 확충에 나선다. 가격경쟁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3세대(3G)단말기, 지상파·위성 DMB, 메가픽셀 카메라폰 등 첨단 모바일기기 수요 창출에 나서면서 영업이익, 대당판매가격(ASP)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이승혁 LG증권 연구원은 ‘로열티 지불비용을 줄일 원천기술 확보 및 소트프웨어 기술향상에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급격한 R&D 투자비용 확대가 적절한 R&D 투자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R&D 비용 어디에 쓰나=삼성전자는 현재 40% 수준인 카메라폰 비중을 내년 60%까지 끌어올려 하이엔드 시장 공략에 진력할 계획이다. 또한 WCDMA·DMB·PTT·와이파이(Wi-Fi)·MP3폰 등 첨단 컨버전스 단말기 개발에 핵심역량을 집중, 영업이익률 향상에 중점을 둔다는 복안이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내년 15개 글로벌 이동통신 사업자에 WCDMA폰을 공급하는 한편 미국 시장에 EV DO폰을 공급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내년 중남미·유럽에 R&D센터를 신규로 설립해 중국 베이징, 인도, 미국 샌디에이고, 러시아 등 4개 국가인 R&D센터를 6개로 늘린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생산기지와 R&D센터를 통합하는 ‘현지 완결형 R&D체제’ 구축이라는 글로벌 시장개척 전략에 R&D 비용을 집중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휴대폰 ‘빅3’는 복합 멀티미디어 기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을 감안해 글로벌 단말기 플랫폼 모델 개발, 차세대 유저인터페이스(UI)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전망=국내 휴대폰 빅3와 노키아·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 간 차세대폰 개발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바형 휴대폰 개발에 주력해 온 모토로라·노키아가 차례로 폴더형 휴대폰, 슬라이드형 휴대폰 등을 내놓아 국내 기업의 폼팩터 환경을 그대로 따라오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내 빅3는 물론 노키아·모토로라 등도 매출의 10∼15% 가량을 R&D에 투자하는 상황이어서 글로벌 기업 간 R&D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당분간 국내 빅3의 R&D 투자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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