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옴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확실한 길만을 선택해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합니다. 기존의 습관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 남들보다 빨리 가기보다는 차세대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고객과 더불어 발전하며 사회에 공헌한다는 것이 전략입니다.”
로옴은 대부분의 일본의 부품 기업처럼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경영 방침을 갖고 있다고 로옴전자코리아의 김중언 사장(44)은 전했다.
“로옴은 과거부터 남들보다 먼저 나서서 일을 벌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어떤 것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하면 그 분야에 뛰어들었고, 결국은 로옴 아니면 그 부품을 구할 수 없을 만큼 시장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회사가 이러한 전략을 쓸 수 있는 것은 품질에 대한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기업 목적 첫 문장부터 품질을 제일로 한다는 부분을 명시하고 있다. 누군가가 먼저 시장을 열었더라도 신뢰성 있는 제품을 공급하면 시장을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대량 생산을 통해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것도 이 회사의 주요한 전술이다. 김사장은 “로옴은 오랜 경험과 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설계·생산할 수 있는 수직적인 통합(Vertical Integration) 구조를 갖췄으며 이를 통해 고객의 요구에 언제나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전략이 전통적이고 보수적이긴 하지만, 산업 및 경제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구조를 갖춘 것도 이 회사의 특징이다.
“큰 방향이 잡히고 나면 그 범위 내에서 신속하게 움직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한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조업체인 고객사로부터 요구 사장을 알아내 적합한 제품을 조속하게 개발해 공급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친환경 부품입니다. 로옴은 이미 지난해부터 100% 무납 제품을 생산, 제조회사들의 해외 수출 전략에 차질일 없도록 대응하고 있습니다.”
로옴은 최근 일반 부품보다는 능동형 제품인 반도체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김사장은 “최근 일반 디스크리트 제품과 수동부품들의 가격이 평준화되고 일반 IC들에 대해서도 점점 더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의 주목받을 만한 애플리케이션 쪽으로 연구 개발 방향이 바뀌었다”며 “특히 휴대폰 등의 애플리케이션에 관심을 두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에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급변하는 휴대폰 시장의 트랜드를 잡아내 반도체 연구개발의 방향을 잡을 뿐 아니라 국내의 주요 휴대폰 업체들에게 보다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한국시장은 변화의 속도가 빠릅니다. 또한, 휴대폰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세계 트랜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로옴의 R&D센터는 이 같은 추세에 보조를 맞추고 국내 기업들에 좋은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드는 것입니다.”
R&D센터를 통해 고객사에 제안하는 경영, 밀착하는 영업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로옴 측의 방침이다.
김사장은 “로옴은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각 사원의 역할을 고객 중심으로 맞추고 있어 거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맞춤형(customized) IC를 개발, 고객 만족을 추구한다는 점은 국내 반도체 벤처 업체들도 유념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로옴은 어떤 회사>
로옴은 지난 53년 설립됐으며 일본 교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반도체 및 부품 회사다. 로옴은 저항기, 콘덴서, 다이오드, 과전류보호소자, 레이저다이오드 등 각종 부품과 센서 칩, 비휘발성 메모리 등 반도체와 CMOS 카메라 모듈, 파워모듈, LCD, LED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특히 지난 67년부터 반도체 사업을 확장, 현재 VLSI 연구 센터에서는 최첨단 서브마이크론급 기술을 근간으로 광디스크 관련 디지털·아날로그 LSI 제품과 휴대폰용 LSI 제품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R&D센다는 현재 일본에 3개, 미국·중국·프랑스·홍콩·중국 등에 각각 1개씩 모두 8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2년 한국에 진출, 저항기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6년 한국 시장 적극적 개척을 위해 생산법인인 ‘로옴코리아’와 판매법인인 ‘로옴전자코리아’로 분리했다.
로옴코리아는 현재 대전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로옴전자코리아 구로동에 본사를 두고 인천, 수원, 오산 등 거점별로 출장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