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출신 CEO 더 늘어야"

“한국에서는 최근 엔지니어출신의 CEO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이 같은 현상이 전세계로 확산됐으면 합니다.”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사전 홍보차 방한한 케네스 C 스미스(72) 토론토대학 교수는 4일 엔지니어의 위상이 급상승하고 있는 한국의 바람직한 변화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 문을 열었다.

스미스교수는 전자공학도라면 전세계 모든 이들이 알고 있을 만큼 지명도 높은 전자공학분야 대부다. 그가 81년 출판한 저서인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베스트셀러 수준을 넘어 세계 주요대학의 교재로 20여년 째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엔지니어의 위상은 교육시스템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우리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일이 역사 발전에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홍보하는 방법에 대해서 같이 강의하고 있습니다.”

스미스교수는 엔지니어들이 대접을 못 받은 것은 항상 그늘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의사·변호사·정치인 등이 대중을 상대한다면, 엔지니어들은 산업과 경제 발전을 뒤에서 지원하는 것이 당연시돼 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금까지 엔지니어들은 보스에 충성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보스가 원하는 것을 해결하는 역할에 만족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 시대의 엔지니어는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 해답을 풀어나가면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스미스 교수는 한국에서 엔지니어 출신 CEO들이 많이 배출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그 비율은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사회는 기술인들이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스미스교수의 부인인 로라 시즈코 후지노 토론토대학 교수도 ISSCC의 출판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부부가 세계 반도체학술대회 발전에 같이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ISSCC는 사실상 엔지니어들의 올림픽과도 같습니다. 미래 기술들이 펼쳐지는 국제 행사에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집중되느냐는 바로 엔지니어의 위상 강화와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