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특허청에 몸 담아온 토박이가 변리사로 변신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정양섭 전 특허심판원장(56).
기존 특허청 주요 보직자들이 퇴직하면 유관 기관으로 가던 전례를 깨 뜨리고 지난 6월 과감히 발명 보호의 일선인 변리사행을 택했다. 문화특허사무소로 적을 옮긴 정 변리사는 심사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1급인 특허심판원장에 올라 올 초까지 국내 특허 제도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온 인물.
‘걸어다니는 특허 사전’으로도 불렸던 정 변리사는 바쁜 공직 생활에도 짬짬이 틈을 내 ‘특허법 해설’, ‘특허심판’, ‘발명과 특허의 세계’ 등을 저술, 후배들에게 귀감이 돼 왔다.
“사무관 시절 특허 심판 판례집이 없어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나 특허심판원장으로 다시 부임할 당시에도 여전히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이뤄지지 않았더군요.”
그는 특허심판원장 재직 시절 국내 특허심판·소송의 판례집과 매뉴얼을 작성, 국내 특허 심판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관에서부터 심사과장, 심사국장, 심판관, 항고 심판관, 특허심판원장 등 특허청의 주요 보직을 거친 정 변리사는 특허 심판 업무에 장기간 근무해 특허 심판과 소송에 해박하다.
“물론 어려움은 있습니다. 변리사로 변신하니 당장 영업이 문제가 되더군요. 이제부터 열심히 뛰어다니는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정 변리사는 “공직시절에는 발명의 보호와 장려를 통한 국가 발전에 노력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그동안 익힌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발명 일선에 서서 어렵게 신기술을 개발한 발명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