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리뷰]하프 라이프 2

‘하프 라이프 2’는 위대한 명성을 얻었던 ‘하프 라이프’의 후속작이다. 이 작품은 국내에 완전 한글화돼 출시됐으며 발매되자마자 유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더게임스의 리뷰팀은 최고의 FPS 게임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았지만 그 완성도에 비해 혁명적인 요소가 부족하고 눈에 거슬리는 버그가 존재해 전체적으로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어 크로스 리뷰 9.0이라는 경이적인 점수를 달성,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플랫폼 : PC

배급사 : 손오공스타일네트워크

장르 : 일인칭 액션

개발사 : 밸브소프트웨어

‘하프 라이프 2’는 6년 전 출시됐던 ‘하프 라이프’의 후속작이다. 기존의 FPS 게임들이 무한 학살과 잔인한 액션으로 점철된 시기에 등장해 FPS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명작이다. 특히 이 게임의 물리 엔진과 그래픽 엔진은 개발사 밸브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자랑이다.

현실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고 선명한 그래픽은 유저로 하여금 게임 그래픽의 절정을 경험하게 한다. 또 물리 엔진은 게임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게임 내 모든 사물은 현실처럼 반응하며 총탄과 캐릭터의 움직임에 대응한다. 국내에는 패키지 형태와 스팀 서비스로 동시에 출시됐으나 잦은 로딩과 자잘한 버그, 고가의 그래픽 카드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평점: 9.0 그래픽: 9.7 사운드: 8.7 완성도: 8.7 흥행성: 9 조작감: 9

★FPS 역사를 새로이 쓰다

성공한 작품의 후속작을 만드는 것이란 언뜻 설레임 가득한 기대로 포장되는 일이 다반사지만 게임을 만드는 제작사에게, 그 게임을 기다리는 팬들에게도 ‘전작을 초월해야만 하는 퀄리티’라는 고통을 안겨준다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게임 역사의 구도 자체를 바꿔버린,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의 후속작은 아무리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뤘다 해도 좀처럼 좋은 이야기를 듣기가 쉽지 않다. 그 원인은 원작을 즐길 당시의 사람들이 느꼈던 감동이 무뎌진 탓에서도 찾아볼 수 있겠으나 전편의 성공에 안주하고 싶은 제작사가 자신들이 쳐놓은 함정에 발목이 잡혀버린 탓이 크다.

하지만 ‘하프 라이프 2’는 전편에 이어 게임의 역사를 새로이 쓴 ‘명작’으로 기록될 만하다. 수 많은 발매 연기와 끊이지 않는 잡음에 시달린 밸브소프트웨어지만 6년 만에 새로운 부활을 알린 ‘하프 라이프 2’는 게임 플레이 내내 좌중을 숙연하게 만드는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영화 속 한복판을 거닐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경이로운 그래픽과 사운드, 현실 세계에 가장 가깝게 구현된 물리 엔진, 전편 못지않은 치밀한 구성의 스토리 라인까지. 성공할 수밖에 없는 1인칭 액션 장르의 3박자를 모두 갖춘 이 작품은 분명 게임의 역사를 새로이 쓸만한 가치를 선보인다.

물론 1인칭 액션이라는 장르에만 국한해 놓고 보자면 부족한 타격감 등 최근 유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무한 학살 스타일의 게임보다 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편이 그러했듯 ‘하프 라이프 2’는 자신만의 견고한 세계를 구축했으며 이 게임으로 인해 유저들의 높아진 입맛을 맞출 만한 게임은 당분간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평점: 9.6 그래픽: 10 사운드: 10 완성도: 10 흥행성: 9 조작감: 9

★놀라운 `후속작`, `혁명성`은 부족

이제는 근 10년이 다 되어가는 전작 ‘하프 라이프’ 이후 이번 ‘하프 라이프 2’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자, 게임메이커 밸브소프트웨어가 만든 두 번째 타이틀이라는 점은 놀랍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것이 이해가 될 정도로 ‘하프 라이프’란 게임은 명작이며 걸작이었다.

6년 넘어 나온 그 두 번째 작품 역시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말은 어디에 가져다 버렸는지 놀랄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둠 3’, ‘헤일로 2’ 등을 위시해 같은 장르에서 뛰어난 게임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그런 작품들과 비교해도 전작의 명성을 떨어뜨리지 않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플레이하면 할수록 엔진의 성능을 보여주는 놀라운 3D 효과들과 그것을 하나하나 보여주는 그래픽, 그 그래픽으로 묘사된 뛰어난 월드를 헤매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 세계로 빠져든다.

이런 몰입은 게임이 갖고 있는 물리 엔진의 성능 때문인데 게임 중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상자와 깡통을 비롯한 다양한 사물들은 모두 실제 세계의 움직임과 흡사하게 움직이고 부숴진다.

게다가 전작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영화적인 연출이 이번 작품에서 더욱 강하게 표현되고 있다. 덕분에 유저가 느끼는 몰입도와 감정의 움직임은 기존의 어떤 FPS보다 뛰어나다. 전체적으로 ‘하프 라이프’가 가져야 할 요소를 어떤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더할 나위 없는 후속작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전작이 미친 작품 자체의 혁명성이다. 이번 후속작은 분명히 완성도와 재미 등에서 게임이 가져야 할 모든 요건을 갖춘 대단한 타이틀이다. 그러나 전편이 FPS 장르에 미쳤던 영향을 생각한다면 이번 작품은 장르 자체에 줄 영향력 자체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저 팬으로서의 투정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평점: 8.6 그래픽: 9 사운드: 8 완성도: 8 흥행성: 9 조작감: 9

★`옥의 티`도 많으면 못 쓴다

진정, 역사는 영웅에 의해 쓰여 지는 것인가.

‘하프 라이프’는 탄탄한 스토리와 막강한 그래픽, 실감나는 타격감, 두뇌 플레이를 자극하는 요소 등으로 전세계 FPS의 역사를 다시 작성한 게임이었다. 또 MOD의 대중화를 선도해 각종 패키지 게임들을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어 버리며 작품의 우수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소스 유출과 법정 공방 등 갖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명품 ‘하프 라이프 2’를 세상에 공개했다.

감탄사를 막을 수 없는 그래픽은 명불허전이며 물리 엔진은 현실 그 자체다. FPS의 ‘슈팅’을 거부하며 두뇌 플레이를 유저에게 강요하는 쾌감은 여전히 살기를 품으며, 살아 숨쉬는 인공 지능의 처절한 보복은 지옥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게임의 수준을 한껏 뛰어 넘어 뛰어난 예술 영화 한편을 감상한 기분까지 든다. 그러나 이 게임은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어 게임의 질을 대폭 떨어 뜨리는 역할을 한다.

먼저 로딩이다. 많은 개발사들은 로딩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로딩 시간이 긴 게임처럼 유저의 짜증을 유발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헌데, 메뉴 화면을 보는 것 조차 쉽지 않다. 그에 앞서 일일이 스팀을 통해 계정 확인을 거치는 까탈스러운 경로가 존재하는 것도 못 마땅한데 동영상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긴 로딩이다.

 또 사운드 시스템이 최적화되지 않아 일부 사운드 카드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는 조만간 패치로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명품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트러블로 간과할 수 없다. 그래픽은 출중하지만 간헐적으로 프레임이 자주 끊어지는 점도 묵과하기 힘들다.

얼굴 표정 하나까지 섬세하게 작업해 화질의 밀도를 높였지만 은근히 눈에 너무 거슬리는 요소가 너무 많다. 또 전편에 대한 아무런 설명없이 곧바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제 아무리 탄탄한 구조를 가졌다고 해도 이해되기 어려운 요소다.

‘하프 라이프 2’는 분명 뛰어난 명품 중의 명품이다. 그러나 완벽한 마무리가 아쉽고 유저에게 시원하고 쾌적한 게임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 점에서 안타까운 마이너스를 줄 수 밖에 없다.

평점: 8.8 그래픽: 10 사운드: 8 완성도: 8 흥행성: 9 조작감: 9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