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게임 1000만달러 수출시대 과제

‘RF온라인’에 이어 ‘라스트카오스’와 ‘그라나도 에스파다’도 1000만달러 수출계약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국산 온라인게임의 수출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1년사이 수출계약금 규모가 많게는 100배까지 폭증하면서 발표 금액을 놓고 진실공방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에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의도적으로 수출 금액을 부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수출 금액보다 계약이 얼마나 내실있게 체결되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게임업체들이 발표하는 수출계약금을 들여다 보면 러닝로열티가 계약금에 포함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써니YNK가 중국 광우화하 과학기술유한공사와 맺은 ‘씰온라인’ 중국 수출 계약. 써니YNK는 ‘씰온라인’을 1000만달러에 수출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기술지원금 400만달러와 향후 2년간 러닝로열티 600만달러가 포함돼 계약금과 러닝로열티를 사실상 ‘턴키방식’으로 넘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계약금을 발표하지만 이 가운데 일부만 선불로 받고 나머지는 대개 러닝로열티로 받는 것이 허다하다”며 “판권료 개념인 계약금은 러닝로열티와 별도로 받아야 진짜 계약금”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러닝로열티도 공제방식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선불카드 판매방식으로 게임을 결제하는 중국이나 대만의 경우 ‘총매출’과 선불카드 유통 등의 비용을 뺀 ‘순매출’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순매출은 총매출의 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러닝로열티 비율도 매출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금액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김양신 사장은 “국산 온라인게임이 아시아시장에서 1000만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정도로 가치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약금 1000만달러를 받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게임이 큰 인기를 얻지 못하면 사실상 계약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코인터랙티브 한상은 사장은 “수출 금액 이외에 계약만료시 상표권이나 회원 DB서버의 인수인계 여부 등도 수출계약의 질을 좌우한다”며 “무조건 금액이 많다고 좋은 계약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이달 현재까지 온라인게임 수출현황을 잠정 집계한 결과 올해 총 수출액이 최대 2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억5172만달러보다 64% 가량 급증한 수치다. 온라인게임 수출액은 지난 2002년 7767만달러에서 지난해 한해동안 2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전체 게임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55.2%에서 지난해 83.6%로 크게 상승했다.

온라인게임 수출실적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최근 들어 러닝로열티를 제외한 계약금만 수백만달러가 넘는 대규모 계약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으로 개발원은 분석했다.

올들어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CCR의 ‘RF온라인’이 중국에 각각 600만달러를 받고 판권을 넘겨 사상 최대 계약금을 받았으며, 네오위즈의 ‘요구르팅’도 일본 수출 최고 금액인 340만달러의 판권료을 받았다.

이외에도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2’가 70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수백억원의 러닝로열티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대만,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리니지’와 ‘라그나로크’가 최고 인기게임으로 각광받으면서 꾸준히 러닝로열티를 거둬들이고 있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