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강자를 넘어 진정한 반도체 강자로’
삼성전자 반도체 30년. 그러나 30년은 이제 과거이며, 그 간의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 ‘월드리딩기업’으로서의 반도체 30년이 삼성전자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30년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분에서의 매출만도 110조 원으로, 올해 우리나라 국가 전체의 예산 규모에 맞먹는다. 이익도 29조 원에 달한다. 지난 30년의 이 같은 성과는 세계 선진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궈낸 것. 따라서 이제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삼성전자 반도체가 창출해 낼 향후 30년의 실적은 계량 조차 불가능하다.
30년 기념사에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업(業)의 특성은 ‘타이밍’이라는 지론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다음 30년을 선점하기 위해 반도체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의지는 메모리부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삼성전자는 이제 메모리를 넘어 시스템반도체를 포함하는 ‘진정한 반도체 강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미 삼성은 메모리를 이을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선정해 지난 2001년 10월 SoC(시스템 온 칩) 전담연구소도 설립했다. 올해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난해의 4배 가까이 확대 편성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도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은 “IT 산업 환경은 모바일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어 모바일 분야에서 메모리와 시스템LSI 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오는 2007년까지 △모바일 CPU, △디스플레이 구동 칩, △시모스 이미지센서, △모바일용 메모리, △칩카드 IC 등 5대 모바일 분야 핵심 반도체 제품군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하면서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애착을 숨기지 않았다.
사실 메모리분야에서의 삼성 독주는 더 이상 재론의 여지 조차 없다. S램·플래시메모리 까지 D램을 거들면서 삼성전자 메모리는 고부가가치 시장 창출을 주도하면서 세계를 재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제 삼성전자의 향후 30년은 시스템반도체 분야 ‘신화창조’의 역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해 있다. 삼성의 경영 키워드인 인재 투자 부분에서 최근 시스템반도체 분야 박사급 인력이 대거 포진되고 있는 것도 이에 대한 방증이다. 또 올 3월 세계 최초로 개최한 모바일 관련 국제포럼인 ‘모바일 솔루션 포럼’도 이 같은 삼성의 의지를 담고 있다.
삼성의 미래전략은 메모리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기반으로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주도하는 것.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다음 한 세대(향후 30년)에도 국가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삼성전자 반도체’는 이제 메모리를 넘어 비메모리라는 새로운 역사에 주목하고 있다.
*1위 신화는 계속된다
오는 2010년 삼성전자 반도체의 1위 품목과 세계 최초라는 딱지는 몇 개를 장식하게 될까.
사실 삼성전자는 더 이상 ‘수상 경력’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지난 30년 동안 수 없이 많은 세계 최초와 1위에 익숙한 때문. 그러나 삼성전자 반도체의 1위 신화는 삼성의 의지와 무관하게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세계 최초 역사는 92년 64M D램에서 시작된다. 94년에는 256M D램, 96년에는 1G D램, 2001년에는 4G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D램 분야에서만 무려 6차례 세계 최초를 갱신했다. 특히 94년 일본, 미국에 앞서 256M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반도체 사업 20년 만에 기술 측면에서도 세계적 리딩 기업으로 부상했다. 제품군별로도 90년대 중반 이후 DDR, 램버스, DDR2, 그래픽 DDR2 등 차세대 고성능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황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플래시메모리 분야의 세계 최초 갱신도 2001년 이후 계속되고 있다. 매년 2배씩 용량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낸드형 플래시메모리는 올해 8G 제품을 개발하면서 4번째 세계 최초를 갱신한 이후 내년 16G를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시장 점유율 1위 품목도 이제는 새기조차 힘들다. 92년 D램 시장 세계 1위를 기록한 이후 93년 메모리 분야 세계 1위, 95년 S램 세계 1위에 올라 명실공히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의 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까지 삼성전자는 D램 13년, 메모리 12년, S램 10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복합칩인 멀티칩패키징(MCP) 시장에서 올해 1위 탈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아직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만이 세계 1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시모스 이미지 센서(CIS), 모바일메모리, 스마트카드 IC 등도 이미 1위 사정권에 돌입해 있다,
차세대메모리인 P램, F램, M램도 삼성전자가 세계 기술시장을 주도하면서 세계 최초 후보군으로 확보해 놓고 있다. 특히 P램은 2006년 양산을 목표로 기술적 검증을 끝내 놓고 시장성을 점검하고 있다. F램도 일본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차세대 제품으로서의 가치를 확인하고 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