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 업체 간 치열한 수주전이 치러졌던 올해 금융IT 시장에서 LG CNS, 현대정보기술, 동양시스템즈 등 3사가 선전했다. LG CNS는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시장에서 빛을 발했고 현대정보기술은 비즈니스상시운용계획(BCP)·재해복구시스템(DRS)에서, 동양시스템즈는 방카슈랑스 부문에서 두각을 보였다.
특히 이들 3사의 성공은 금융IT 시장이 녹록치 않았던 올해 IT투자 경기를 견인해온 데다 내년에도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LG CNS(대표 정병철)는 올해 대규모 차세대 금융시스템 수요를 흡수, 내부적으로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LG CNS는 보험권 빅3 가운데 하나인 교보생명의 신재무시스템 구축사업(전체 300억원 규모)을 수주한 데 이어 지난달 초 올해 금융권 최대어인 신한·조흥은행의 차세대 사업(1500억∼2000억원 추정)을 수주, 2004년 금융IT 시장의 패자(覇者)로 등극했다. 또 최근에는 올해 마지막 비즈니스프로세스혁신(BPR) 사업인 기업은행 1단계 프로젝트(70억∼100억원 추정)까지 낚아 올려 한해 농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에 앞서 연내 구축 완료를 앞두고 있는 외환은행과 현대카드·캐피탈의 차세대 사업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올해 금융IT 시장을 평정했다는 내외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지난 3분기까지 금융 부문에서 1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LGCNS는 올해 약 2000억원의 실적을 예상하고 있으며 기존 수주사업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매출 신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올해 금융IT 시장을 전략적 타깃으로 삼고 공세를 취해온 현대정보기술(대표 박병재)은 용인 데이터센터의 인프라를 이용한 아웃소싱 서비스를 전략적 발판으로 삼아 시장 파고들기에 성공했다. 지난 3월 한국IBM과 삼성생명 출신의 금융 전문가 2명을 영업담당 이사로 영입, 시장 공세에 나선 현대정보기술은 BCP 및 재해복구센터 구축사업을 중심으로 점차 정보계 등 타 금융시스템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하반기에 약 160억원 규모의 제일은행 BCP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외환은행 통합백업센터(약 220억원), 제일화재 DRS 등을 잇따라 대형 준거(레퍼런스) 사이트로 확보했다. 또 최근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1단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기간시스템 구축사업으로 영토확장에 성공했다. 이에 앞서 파키스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중앙은행의 정보시스템 프로젝트까지 수주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약 1000만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하는 등 전방위 시장공략을 가속화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현대정보기술은 전년(약 400억원)보다 2배 이상 성장한 1000억원 규모의 금융 IT 수주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양시스템즈(대표 구자홍)는 은행·보험사의 이슈로 떠올랐던 방카슈랑스 시장에 집중, 특화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동양은 올 들어 외환·부산은행, 신한·조흥은행 등의 2차 방카슈랑스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우리금융그룹과 제일은행의 사업까지 수주, 약 100억원 규모의 수주성과를 올렸다. 우리금융과 조흥·제일·부산은행 등은 1, 2차 사업을 모두 석권, 주목을 받았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