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초호황` 전자업계 2004년 총점검

불황속에서 많은 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으로 호황

올해 전자업계는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수출을 무기로 큰 호황을 누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첨단기술과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는가 하면 벼랑 끝에 몰렸던 하이닉스반도체는 기사회생했다.

◆삼성전자 실적 `경이 =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영실적. 3분기까지 매출 43조7천억원, 순이익 8조9천600억원으로 매출은 이미 작년 실적(43조6천억원)을 넘어섰고 순이익도 작년(5조9천600억원)의 두배가 될 전망이다.

세계 IT기업과 비교하면 매출은 GE, IBM, 소니 다음이며, 이익은 GE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64M P램, 60나노 8G 낸드플래시, 500만화소 카메라폰, 지상파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TV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거나 출시했다.

소니와의 LCD 공장 합작, IBM과의 시스템LSI 제류, 도시바와의 광스토리지 합작은 삼성전자 기술에 대한 평가를 보여준다.

브랜드 가치(인터브랜드 조사)는 작년(108억5천만달러)보다 훨씬 높아진 125억5천만달러로 순위도 25위에서 21위로 4단계 올랐고, 국제디자인 공모전(IDEA) 기업부문 1위를 차지해 전통적인 약점으로 평가됐던 디자인 실력도 인정받았다.

◆LG전자 `DTVㆍ휴대전화 약진 = 디지털TV와 휴대전화 분야가 단연 돋보였다.

자회사 제니스의 디지털TV 전송기술인 VSB에 이어 차세대용 EVSB 기술도 미국에서 표준으로 채택됨으로써 가만히 앉아 돈을 벌게 됐다.

제니스는 2016년까지는 VSB 특허수수료를, 그 뒤에는 EVSB 특허사용료를 받게된다.

9월에는 50인치 LCD TV를 세계 처음으로 출시한 데 이어 71인치 PDP TV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가는 등 디스플레이 분야의 공격적 경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홍콩 허치슨에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 휴대전화 300만대를 수출하기로 한 데 이어 노키아, 모토로라와 함께 미국 싱귤러사의 W-CDMA 단말기 공급업자로 뽑혔고, 유럽의 주요 사업자들에게도 단말기를 공급했다.

이런 선전은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3분기째 사상 최대매출을 올렸다.

◆하이닉스 `살았다 =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꿈에 그리던 중국공장 진출도 확정지었다.

지난 10월 비메모리 부문을 씨티그룹 벤처캐피털에 매각함으로써 110%대였던 부채비율을 70%대로 낮췄다.

ST마이크로사와 합작으로 중국에 12인치 웨이퍼 공장을 짓기로 함으로써 중국시장 공략과 통상문제 해결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작년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5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삼성SDI[006400] `1위 등극 = PDP 모듈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올해 처음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PDP 점유율은 25%, OLED는 40%.

2001년 양산을 시작한 PDP는 마쓰시타, FHP, 파이오니어, NEC 등 양산이 5-6년앞선 일본 업체를 제치고 점유율, 제품 크기, 화질, 생산능력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OLED는 2002년 8월의 첫 양산 2년만에 40%의 시장점유율을 올렸고 세계 최초의 내부창용 OLED 양산, 최고 화질의 17인치 개발로 선두주자로 나섰다.

TV용 디스플레이로는 최대인 80인치 풀HD급 초박형(89㎝) PDP를 개발해 `마(魔)의 70인치 벽을 깼고, 두께를 15∼20㎝ 줄인 35㎝짜리 디지털TV용 빅슬림(Vixlim)브라운관을 개발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재기 = 적극적인 국내외 시장 공략으로 재기를 천명했다.

2005년까지 2천만달러를 투자해 멕시코 백색가전 생산기지(DEHAMEX)의 생산라인을 두배로 늘리기로 했고, 대형 전자레인지 세계 1위인 미국 아마나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국내영업 강화를 위해 전국에 15개 지사를 세우고 권역별 네트워크를 활용한 판매 극대화 전략을 펴고 있다.

세계 최초로 비타민 발생 기술을 적용한 비타민 에어컨 및 냉장고를 출시했고김치냉장고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한편 디지털 영상가전 사업도 강화했다.

◆삼성전기 `뉴비전 = 소재, 무선고주파, 광학 등 3대 전략기술을 발판으로 2010년 매출 9조원을 올려 초일류 전자부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뉴비전을 선포하고 재도약을 선언했다.

작년에는 매출 3조4천억원에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매출은 작년보다2천억원 가량 늘어났고 1천200억원의 흑자를 올리고 있다.

◆LG필립스LCD[034220] `파주시대 서곡 =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착공했다. 최대 100만평 규모가 될 파주 단지는 2만5천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2006년 양산에 들어가는 이 곳의 7세대 첫 라인은 유리기판 크기가 1,950×2,250㎜로 42인치 이상 대형 LCD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세계 최대의 6세대 라인도 8월 본격 가동했다. 생산성이 5세대보다 4배 이상으로 높아졌고, 대량 공급능력을 토대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32, 37인치 표준화와 LCD TV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초로 한.미 증시에 동시 상장됐다.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3천360만주의 신주발행을 통해 10억달러를 조달했다. 시가총액이 11조원을 훨씬 넘어 국내 기업 가운데 5-6위 수준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