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희망을 말하자!”
9일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의 지역 정보기술(IT) 전시회인 ‘부산벤처플라자&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를 맞는 부산 정보기술(IT) 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은 한결 가볍다. 이번 전시회를 앞두고 터널의 끝의 빛이 보인다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심적으로는 정상을 코앞에 둔 ‘8부 능선’에 선 것으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업계의 자신감은 행사 규모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전반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부산광역시와 전자신문사가 공동 주최하고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테크노파크가 공동 주관해 12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전국에서 130개사가 230개부스로 참여했다.
질적으로도 예년과 다르다는 평가다. 일반 벤처기업과 전국 참여 기업이 별도 차별화된 관을 구성했으며 특히 ‘부산IT 공동관’은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IT분야를 기술별로 구분하여 5개 공동관과 6개 존으로 구성, 관람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전시됐다.
여기에는 물론 지난 9월 열린 ‘부산ITU텔레콤 아시아 2004’가 큰 힘이 됐다. ‘부산ITU텔레콤 아시아 2004’는 1325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산 대외 이미지 상승 등 간접적인 효과를 제외한 직접적인 지출만을 나타내는 수치다.
이처럼 ‘부산ITU텔레콤 아시아 2004’가 지역경제에 미친 막대한 파급 효과는 IT산업이 전통산업이 사라진 부산의 산업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충분한 대안이라는 점을 실감나게 하는 사례로 인용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면서 ‘이제는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실제 ‘부산ITU텔레콤 아시아 2004’ 행사를 계기로 부산 IT 각 분야에서 낭보가 줄을 잇고 있다.
부산대와 동아대·부경대 등의 대학교수와 기업 내 전문가가 주력이 된 ‘차세대 물류 IT연구사업단’이 출범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 지역 산·학·관·연이 힘을 합친 물류IT 연구와 협력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태그(RFID) 기술과 유비쿼터스 센서네트워크(USN) 통합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출범한 ‘차세대 물류 IT연구사업단’은 매년 50억원씩 10년간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물류혁신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난달에는 동남권의 차세대 IT부품 연구·산업화를 이끌어갈 미디어 디바이스 연구센터가 동아대에서 본격 활동에 들어갔으며, 10월에는 FIRA 세계로봇축구 대회가 거행됐다. 세계 각지에서 선발된 팀이 벡스코에서 본선을 열었다.
부산시도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IT 지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부산 등 동남권이 수도권에 대칭되는 지방 균형발전의 핵이자 SW·로봇·게임·영상콘텐츠 등 미래산업의 축이 될 것이라는 사명감 속에 다각적인 정책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열리는 ‘부산 벤처플라자&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에 거는 기대 또한 각별하다. 특히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열리는 만큼 첨단산업이 지역발전을 위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어떤 미래를 보여줄지를 확인시켜 줄 ‘희망의 행사’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는 새롭다.
부산IT 공동관을 부산지역 업체의 기술·분야별 전문전시관 형태로 6개관(디지털콘텐츠관·모션캡처체험관·정보통신연구원관·해양IT관·제조IT관·e비즈관)으로 구성하여 볼거리와 효율성을 도모했다. 또 부산테크노파크 공동관과 부산울산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의 다양한 제품이 선보인다. 수도권에서는 아이비아이(넷피아의 전신), 스피드커널 등 기술 선도기업도 참가한다.
디지털콘텐츠관에서는 캐릭터존·애니메이션존·모바일존·게임존·e러닝존 등 5개 테마별 존을 구성하여 즉석 포토 이벤트, 무료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 애니메이션 상영, 미니 게임대회 등을 운영한다. 모션캡처체험관에서는 모션캡처 시연, 화이트 폭스의 퓨전클래식 연주, 매직쇼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진행되어 풍성한 볼거리와 IT 체험을 할 수 있게 했다.
부대행사로는 ‘캐릭터&애니메이션 프로모션 플랜’, 정보화 관련 교사 600여명이 참가하는 ‘교육정보화 세미나’, 멀티미디어 전문가들의 기술교류 장을 마련한 ‘멀티미디어 전문가 세미나’ 등이 개최되고 ‘기술거래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와 참가기업들의 기술 세미나도 열린다.
특히 전시회 기간 중 올해 3회째 개최되는 ‘부산광역시장배 게임대회’는 청소년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지털문화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크래프트’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헬로우넷·네오소프트·모바일로 등 지역 모바일 업체들의 시범경기가 진행된다.
또한 SOUL팀의 변은종·서지수·백영민·김승인 등 프로게이머가 초청돼 친선경기와 팬사인회가 있을 예정이다. 이 밖에 인기가수 VOS의 공연 및 팬사인회, 나윤권 공연 및 팬사인회도 마련된다.
부산 IT 산업계에서는 “부산의 IT 역사는 ‘2004 부산벤처플라자&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부산이 지역 IT산업의 새로운 모델로서 국가 균형발전을 선도하고 21세기 동북아 IT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갖게 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부산=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