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크게 활기를 띨 것으로 여겨졌던 블레이드 서버의 시장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블레이드 서버는 500여 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당 판매 수량이 평균 200대도 못 넘는 수치다.
이 같은 수치는 IA서버 판매량이 분기당 1만6000대∼1만8000대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가 블레이드 서버 시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을 완전히 빗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HP의 경우 지난해에는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총 650여 대를 판매했지만, 올 들어서는 지난 3분기까지 120여 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한국IBM역시 지난해부터 올 2분기까지 분기당 판매량이 평균 50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에 170여대를 판매했지만, 그나마도 대부분 서울대가 슈퍼컴 3호기 용도로 도입한 것이고 이렇다할 대형 사이트는 없었다.
상대적으로 블레이드 서버 부문 공략에 성공했던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는 지난 3분기까지 모두 3200여 대의 블레이드 서버를 판매했지만, 대부분 수출 물량이었으며 내수 시장에서는 분기당 30대 정도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에따라 관련 업계는 올해 닷컴 기업의 수요 등으로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던 블레이드 서버 시장이 지난해 대비 5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HP와 한국IBM의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양사는 지난해 모두 830여 대를 판매했으나 올해에는 지난 3분기까지 410 여 대를 판매해 지난해의 49% 수준으로 떨어졌다. 4분기에 대형 사이트를 수주한다 해도 지난해의 60% 수준을 넘기는 힘들 것이란 계산이다.
IDC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는 지난 3분기 블레이드 서버 판매량은 7만5000대에 2억8900만 달러로 IA서버의 115억 달러와 비교하면 25%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1∼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 서버 시장에서 블레이드 서버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은 이 시스템이 갖는 ‘비용절감’ ‘공간절약’ 등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출시됐던 제품들은 핫스왑(hot-swap)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옵션을 선택해야 하고, 이 경우 기존의 1u 서버로 구현하는 것보다 비용·공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었다는 것.
이에 따라 업계는 핫스왑을 기본으로 지원하면서도 공간을 대폭 절약한 신제품을 내세워 내년도에 재차 시장 진입을 시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슬림코리아의 안순석 이사는 “최근 델이 7u 섀시에 10개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블레이드 서버를 내놓은 것을 계기로 다시 블레이드 서버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는 블레이드 서버가 국제 추세처럼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영하기자@전자신문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