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결집력 때문에 국제 무대에서 아시아지역 인증규격은 아직 발언권이 미약합니다. 임기 중에 동북아 5개국 상호 인증벨트를 정착시켜 전기전자분야 아시아 인증제도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ANF 국제회의에서 ANF 회장으로 피선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강윤관 원장(55)은 유럽과 같은 단일 인증 체제를 정착시키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아시아지역 인증기관들이 힘을 합쳐 상호 인증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NF의 회원사로 있는 5개국은 아시아 지역 교역량의 70%를 차지하는 비중 있는 국가입니다. 이들 5개국만 힘을 합치면 아시아도 세계 표준·인증 무대에서 큰 입김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ANF 회원국은 한국·중국·일본·싱가포르·대만 등이다. 이들은 모두 각자 독자적인 인증규격을 갖고 있어 이들 국가의 기업들은 타 국가 수출시 복잡한 인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미 국가 간 양자 협정을 통해 부분적으로 불편은 해소됐지만 포괄적으로 5개국이 동시에 인정하는 ‘시험규격 공동인증제’는 확립되지 않고 있다.
“이르면 내년 중에 한국·일본·싱가포르에는 포괄적 인증 시스템이 구축될 전망입니다. 또 3국이 포괄 인증을 시행하면 중국과 대만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기 때문에 동북아 5국 시험규격 공동인증제도 구축은 그리 머지않았다고 봅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 산업기술시험원을 통해 매년 아세안 국가 및 중국 정부의 시험인증요원들을 대상으로 인증관련 기술연수프로그램을 시행해 왔다. 이 때문에 한국의 시험방식과 인증시스템이 아세안 지역 개발도상국으로 널리 전파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ANF는 5개국 이외에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타 아시아 국가들도 수용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인증시스템은 이미 이들 국가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ANF 회원사가 확대될수록 한국의 입지는 한층 굳어지게 됩니다.”
ANF는 동북아 5개국 포괄적 상호 인증벨트 구축을 목적으로 지난 2001년 발족된 국제협의체다. 지금까지 이 기구에서는 일본이 초대 회장과 2대 회장을 연임하며 영향력을 발휘해 왔지만, 이번에 강윤관 회장 당선과 공동사무국의 한국 유치로 한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