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전면 개정되는 저작권법에서 ‘친고죄’ 조항이 폐지된다.
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현재 문화관광부가 개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새 저작권법에서 저작권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저작권 침해자를 처벌하는 ‘친고죄’ 조항이 빠질 것이 확실시된다. 문화부는 다만 친고죄 조항의 전면 폐지가 콘텐츠 이용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영리 목적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만 ‘친고죄’ 개념을 삭제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그러나 지적재산권 분야의 모법인 저작권법에서 친고죄 조항이 폐지될 경우 특허법,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의장법 등 관련법 전반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점에서 찬반 논란은 이제부터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진보네트워크의 오병일 사무국장은 “현행법상에서도 저작권자들이 민사, 형사 소송 등을 통해 자기 권리를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국가가 공공 비용을 들여가며 이를 지켜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영상협회의 박영삼 회장은 “이미 인터넷상에서 저작물 공유 행위는 순수함을 잃어버린 지 오래”라며 “현 상황이 지속하면 아무도 많은 돈을 들여서 신규 콘텐츠를 만들지 않을 것이며 이는 곧 국가적인 손실이기 때문에 친고죄를 전면 폐지해 저작물 보호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아직 저작권법 개정안 초안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 섣불리 방향을 제시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친고죄 폐지 문제는 그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온 사안인 만큼 관계부처와 업계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의 의견까지 두루 받아들여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