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욕심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2004년 유난히 화제가 된 웰빙 바람에 큰 덕을 본 벤처들이 있다. 이들은 건강 관련 사업을 시작한 후 이렇다할 실적이 없었으나 올해 들면서 작년 회사의 전체 매출을 매달 올리거나 3배 이상 늘어난 회사들이다. 그래서 유행이 무섭다는 말, 누구보다 실감 중이다.
주인공들은 친환경 전문 업체를 표방하는 엔퓨텍과 엔바이타란 신생 벤처다. 엔퓨텍과 엔바이타는 각각 2002년 6월과 7월에 설립돼 출발 시기도 비슷하다.
엔퓨텍(대표 이화용 http://www.enputech.com)은 회사 설립과 함께 자외선을 이용한 진드기 살균기 ‘퓨라이트’를 출시했지만 반짝 관심만 모았을 뿐 한 달에 200대씩 밖에 팔리질 않았다. 2001년 9.11 테러 후 탄저균 사태 때 해외에서도 주문이 쏟아졌지만 이라크 전쟁 발발로 전부 수포로 돌아갔다. 사업 첫해는 꼽을 게 없고 2003년 1년 동안 벌은 돈도 2억 6000만원이었다. 이화용 사장은 “탄저균 사태로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위기가 됐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다시 기회가 왔다. 웰빙 바람이었다. 월 200대 씩 팔리던 제품이 1000단위로 늘어나더니 최근에는 월 5000대 씩으로 늘어났다. 한달 매출이 3억 8000만원으로 소위 대박 났다. 이화용 사장은 “3, 4월부터 판매가 급증하더니 작년 매출을 월마다 달성하고 있다”며 “올해 불어 닥친 건강한 생활 바람이 없었으면 이렇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림욕 물질 중 하나인 피톤치드를 대량 추출, 가전 제품 등에 적용하고 있는 엔바이타(대표 장제원 www.enbita.com)도 웰빙 덕에 뜨고 있다.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15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최근 일본 수출 시작이 더욱 값지다.
이 회사 정명기 이사는 “일본 생활용품 유통사를 통해 피톤치드 휘산기, 스프레이, 비누 등을 수출하기 시작한 것이 매출보다도 올 해 가장 큰 성과”라며 “볼륨으로 봐서는 미미할 지 모르지만 소비자 반응이나 업계 반응이 좋아지고 있어 내년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국립산립과학원으로부터 전수 받은 이 회사의 피톤치드 추출 기술은 산림욕 효과를 얻기 위한 3대 물질(음이온, 피톤치드, 산소) 중 하나여서 전망도 밝다. 공기청정기 업계, 건자재 업계와의 사업 협력도 기대가 된다.
온라인 업체인 옥션에 따르면 ‘2004 올해의 히트상품’ 중 비데가 총 2만2000개가 팔려 15위를, 필터식 공기청정기도 1만6000개, 정수샤워기 1만3000개가 판매돼 웰빙 열풍을 실감케 한 한해임을 보여줬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