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프리즘시트를 양산해 LG필립스LCD가 이를 채택한 LCD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LCD 관련 핵심 소재의 국산화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특히 세트산업과 달리 소재 산업이 발전할 경우 대만·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산업적으로 차별화해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LCD 소재 국산화 마무리 의미는 세트 1위의 의미보다도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핵심 소재 국산화 박차=LCD가 한국의 주력 산업으로 등장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관련 소재의 국산화에 힘을 쏟았다. 핵심 부품소재의 기술력 없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기업 계열사와 대형 화학 업체들이 잇따라 소재 분야에 진출하고 탄탄한 소재 전문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2000년을 전후해 소재 분야의 국산화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최근 대형 LCD TV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PMMA 소재를 이용한 확산판 개발 노력이 활기를 띄는 가운데 유펄스가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새한이 2006년 출시를 목표로 제품을 개발중이다. 도광판 분야에선 제일모직·희성전선·유펄스 등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컬러레지스트는 LG화학·제일모직 등이 제품을 개발, 일부 공급에 들어갔으며 컬러레지스트의 원료가 되는 컬러밀베이스는 네패스·펨텍 등이 개발을 진행중이다. SKC는 LCD 백라이트용 확산·반사·보호필름 시장을 80% 이상 장악했으며 코오롱·신화인터텍도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LCD용 포토마스크에서도 LG마이크론과 피케이엘이 일본 호야 등과 경쟁하고 있으며 포토마스크 보호소재인 펠리클과 포토마스크 원료 블랭크마스크도 에프에스티와 에스앤에스테크가 국산화에 성공, 일본 업체들에 도전장을 던졌다.
포토레지스트·에천트 등 공정재료 시장에선 LG화학·동진쎄미켐·테크노세미켐 등이 활약하고 있다. 컬럼스페이서·오버코트·배향막 등 액정 주변 재료도 LG화학·제일모직이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문제들=LCD의 핵심인 액정은 아직 독일 머크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또 국산화가 이뤄졌어도 아직 국산제품 사용이 미미한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일수록 일본 등 외국 업체들에 비해 기술력에 격차가 생기는 것도 현실이다.
국내 LCD 소재 국산화가 원재료를 가공한 1차 부품에 그치고 있다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한국공학한림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차 부품 국산화율은 80%에 이르지만 2차 부품은 45%, 3차 부품은 18%에 그치고 있다. 앞으로 국내 소재 업체들이 과제인 셈이다. 일본 부품소재 업체들이 올해 국내 직접 투자를 지난해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15억5000만달러 규모로 늘이며 국내 시장 직접 공략에 나선 것도 부담이다. 조만간 가시화될 한·일 자유무역협정(FTA)도 국내 소재 산업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형준·한세희기자@전자신문, hjyoo·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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