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O 선로설비 임대료 협상 파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KT의 선로설비(전주·관로 등) 임대 계약 갈등이 끝내 파국으로 치달았다. 특히 KT는 지난달 인상한 임대료 가격을 SO가 받아들이지 않아 계약을 해지하고 시설물을 철거할 수밖에 없다는 공문을 전달한 이후에도 SO가 수용하지 않자 조만간 실력 행사에 나설 조짐이다.

 KT는 다른 사업자에 비해 일방적으로 저렴하게 제공했던 선로설비 임대료를 현실화한 가격을 SO가 계속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시설물을 강제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유삼렬)는 KT의 일방적인 선로설비 임대료 인상 조치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 정보통신부 등 정부기관에 중재를 요청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본지 9월 8일, 11월 9일 1면 참조

 유삼렬 회장은 8일 김창곤 정통부 차관을 비공식적으로 만나 “KT의 임대설비는 국가기반시설로서 공공재의 성격을 지녔다는 점과 지금과 같은 일방적인 임대료 인상은 케이블TV의 방송사업 존립 위기로까지 몰고간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정부의 중장기 정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KT는 타 사업자에 비해 일방적으로 저렴하게 제공했던 임대료를 현실화하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3년 전 21개 SO에 동축케이블 등 일부시설을 매각하면서 선로설비를 싸게 임대했는데 SO들도 이제는 경영기반을 구축했다고 판단, 원 가격을 제시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KT 한 관계자는 “경영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계유선사업자(RO)들도 임대료를 제대로 내는데 SO가 적정 가격을 내지 못 하겠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SO 측은 이번 KT의 임대료 인상뿐 아니라 내년에도 대폭적인 인상이 예고돼 케이블TV의 전환은 고사하고 기본 방송서비스마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KT는 “법률 자문도 얻었으며 이렇게 나오면 해지할 수밖에 없다“면서 “계속 못 내겠다면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