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마이크로는 잘 알려졌다시피 이탈리아의 SGS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프랑스의 톰슨반도체가 지난 87년 합병해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당시에 패배자들의 결합이라는 오명이 있었습니다만, 변신을 통해 세계 5위권의 종합 반도체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유럽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느리고 보수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ST마이크로도 이러한 일반적인 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점차 움직임의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 바람 속에서 다시 한번 빠른 변신을 시도하는 모습이 여타의 유럽 기업과 다른 점이라고 한국법인 대표인 이영수 사장(52)은 전했다.
“시스템온칩(SoC) 경향이 강해지고 복잡성이 강화되면서 발빠른 변신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ST마이크로는 최근 카를로 보조티를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정하고 조직 정비했습니다. 변화를 통해 수많은 전문 반도체 설계 기업들 분야 분야별로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ST마이크로는 수많은 벤처기업의 연합체 형태로 회사를 바꾸어가고 있다. 지난 6월 방한한 파스콸레 피스토리오 회장은 통·융합 시대에 맞도록 회사를 변화시켜 사내의 다양한 분야들이 엮이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 회사의 장점은 이미 다양한 지적재산권(IP)과 인물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원들을 결합시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면서 고객이 원하는 반도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D램을 제외한 모든 반도체를 만든다는 ST마이크로는 고객사들이 만들려고 하는 제품을 다양하게 설계하고 있어 무엇이든 갖춘 대형 백화점이라고 이사장은 설명했다.
ST마이크로는 대고객 전략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노키아, 보쉬 등 일부 대형 고객들의 주문에 따라 칩을 제조하고 공급하는 방식이 주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방식과 함께 표준품을 대량으로 양산해 가는 전략도 동시에 추구한다.
“일부 고객들만 대상으로 한 영업 전략은 수익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수의 회사를 대상으로 한 대량 판매 방식도 밀고나가고 있습니다.”
ST마이크로의 특징 중에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이 회사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ST마이크로는 전 직원에게 ‘절감(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등을 강조할 뿐 아니라, 이러한 신조를 반도체 생산에 반영, 친 환경적인 반도체 생산하고 제품을 공급중이다.
이 사장은 소비자 시대에 각종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회사가 오히려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생존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인식이 회사 경영진에 있다고 전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유럽의 종합 반도체회사로 세계 5∼6위권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87년 6월 이탈리아의 SGS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프랑스의 톰슨반도체가 합병해 만들어졌으며 지난 98년 사명을 SGS-톰슨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서 ST마이크로로 변경했다.
ST마이크로는 3000개 이상의 주요 제품으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디스크리트 다이오드 및 트랜지스터에서 가장 정교한 시스템온칩(SoC) 디바이스까지 업계에서 폭넓은 반도체 디바이스를 생산하고 있다.
ST마이크로한국지사는 지난 87년 설립, 20명의 직원으로 출발했으며 올해 현재 영업사무소 120명, 디자인 센터 40명으로 총 16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한국지사의 매출이 회사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도 10%에 이르는 등 우리나라는 이 회사의 중요한 전략적 거점이다.
이 회사는 애플리케이션 전용 아날로그 IC 전분야를 선도하고 있으며, 이중 무선 주문형반도체(ASIC), PC 주변기기용 ASIC 및 자동차용 반도체 등의 다양한 부문에서 1위다. 또 MPEG2 디코더 IC 및 ASIC·표준반도체(ASSP) 전분야의 선두 주자로, 디지털 가전용 ASSP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디스크리트 제품 시장에서 3위, 메모리 시장의 노어형 플래시메모리 부문에서 4위에 랭크됐다.
애플리케이션 분야별로는 셋톱박스 IC 부문 1위, 스마트카드 및 xDSL 칩 부문 2위, 자동차 부문 3위, 무선통신 부문 4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