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공 SI시장 살아난다

2005년도 공공시장을 공략하려는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SI업체들은 올해 어느 해보다 수익성을 부르짖으며 ‘적자 온상’으로 취급된 공공시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덕분에 유찰되는 공공 프로젝트가 십여건이 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을 준비하는 업체들의 움직임에서 올해와 다른 기조가 읽힌다. 대부분 기업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0% 이상 성장 목표를 잡는 분위기다. 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전자정부 31대 과제 39개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되는 만큼 시장이 올해보다 나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여기에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공공기관에서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프로세스혁신(PI)이나 IT아웃소싱 같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어, 이 시장을 둘러싸고 일대 접전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김세종 현대정보기술 상무는 “선행 사업과 달리 본 사업은 규모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공격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도 공공시장은 기관들이 요청한 내년도 31대 과제 예산(1900억원)이 어느 정도 감소한다고 해도 최소 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LG CNS·SK C&C 공격 앞으로=지난해와 올해 대형 SI 프로젝트를 독식한 LG CNS(대표 정병철)는 여세를 몰아 내년 공공사업 수주전에서도 주도권을 지켜나간다는 복안이다. LG CNS는 올해 실적이 지난해 공공 부문의 수주액 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정부 고도화 프로젝트 및 신규 사업 등에서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 2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공시장 진출이 늦은 SK C&C(대표 윤석경)는 일단 올해 대비 30% 성장 목표를 세웠다. SK C&C는 국가안전관리나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 올해 수주한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올해 공공시장에서 LG CNS에 다소 밀렸다는 평가를 받은 삼성SDS(대표 김인)는 좀 다르다. 삼성SDS는 내년 공공 영업 목표에 대해 “외형적 매출 성장에 집착하지 않고 생산성 제고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혀 올해처럼 ‘선별’ 전략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위권 매출 1000억원대 돌파 주목=포스데이타(대표 김광호)는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한층 강화하되 △국방 △ITS·자동통행료시스템(ETCS) 등 도로교통 △지하철·경전철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공공 부문에서 올해보다 20% 가량 늘어난 1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올해 내부 제도 개선 및 조직 변화로 내실을 다진 현대정보기술(대표 박병재)도 공격 기조다. 현대정보기술은 내년 공공 매출을 올 예상 매출인 1000억원보다 30% 늘어난 1300억여원으로 설정했다. 특히 현대정보기술은 올해 선행사업이 종료돼 내년부터 본격 추진되는 전자정부 31대 본 사업에 강한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대표 박경철)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저가입찰 지양 및 선택적 영업을 통한 수익성 중심의 전략으로 사업에 임할 계획이다. 올해 750억원의 매출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는 대우정보시스템은 내년에는 기존에 강점을 보인 도로, 지하철 등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와 전자정부 사업에 집중해 올해보다 매출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신흥세력 판세 영향 미칠까=KT와 동부와 같은 신흥세력의 공격도 강도 높게 나타날 전망이다. 우선 KT의 SI/NI사업단(단장 임덕래)은 전체적으로 올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매출 2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는데, 적지 않은 부문이 공공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KT사업단은 올해 하반기 준거 사이트를 확보한 국방 분야와 u시티 등을 중심으로 전자정부와 방송·통신분야를 집중공략 대상으로 선정했다. 또 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을 포함한 IT 아웃소싱, 재해복구(DR), ITS 등에도 본격 도전장을 낼 계획이다.

 지난 10월 통합 1주년을 맞은 동부정보기술(대표 이명환)도 내년 공공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다. 지난 9월 현대정보기술과 SK C&C 등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김중규 SI 총괄 부사장 영입 이후 동부정보기술은 공공시장 공략을 위한 인력과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착실한 준비를 해왔다. 김중규 부사장은 “금융과 IT 아웃소싱 등을 중심으로 기존 SI업체와 협력을 통한 시장 확대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신혜선·김원배기자@전자신문, shinhs·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