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연구원과 연구개발투자비의 대기업 집중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반면 중소·벤처기업은 연구개발비와 연구원 수가 계속 하락, 날로 사업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국내 기업체 6991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4 과학기술연구활동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투자한 총 연구개발비 14조5097억원의 37%가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하이닉스반도체·지엠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 등 상위 5개사에 집중됐다. 또 국내 기업에서 활동중인 12만4000여 연구원들의 27.5%가 이들 5개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박사급 연구원의 상위 5개사 집중도가 무려 33.3%에 달해 날이 갈수록 기업 간 기술격차가 심화할 전망이다.
법정유형(대차대조)에 근거, 상위 20개사로 시각을 넓히면 연구비 51.7%, 연구원 48.4%의 집중도를 보였다. 또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으로 분류된 553개 기업이 2003년도 국내기업 총 연구개발비의 76.4%인 11조842억원, 전체 연구원의 57.8%인 7만1600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벤처기업은 지난 2001년 이후로 연구개발비와 연구원 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한승희 과기혁신본부 과학기술정책국장은 “(이번 조사로)대기업이 국내 연구개발을 선도한다는 일반의 인식이 다시금 확인됐다”며 “기술혁신형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기영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도 “삼성전자가 국내 연구개발투자의 약 35%를 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혁신형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국가 경제가 선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3년 우리나라에서 총 19조687억원이 연구개발에 투입된 가운데 민간재원(기업)이 75.1%, 공공재원이 24.5%, 외국재원이 0.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에 비해 민간재원이 12.8%포인트, 공공재원이 2.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