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LCD TV 가격인하 예측 발표 이후 디지털TV에 대한 소비심리가 급속하게 위축되면서 가전 유통가가 된서리를 맞았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달 23일에 이어 지난 3일 연달아 LCD 패널 수량 확대에 따라 내년도 LCD TV의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자 백화점·전자전문점·할인점 등의 가전매장에서 LCD TV 판매량이 평균 20%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DP TV 수요에도 영향을 미쳐 삼성전자 발표 이후 일주일 만에 전체 프리미엄급 디지털TV로 여파가 확대되고 있어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유통가가 울상을 짓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프리미엄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연말까지 판매량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가전 담당 관계자는 “삼성 발표 이후 프리미엄급 TV 판매가 거의 중단된 상태”라며 “LCD 패널 수량이 늘어나도 실질적인 TV 가격 인하는 장시간에 걸쳐 일어나는데 이를 고려치 않은 섣부른 발표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는 LCD TV와 PDP TV의 판매량이 전주에 비해 각각 20% 이상 줄어들면서 고가형 디지털TV 전체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노마트는 삼성전자 발표 이후 대기 수요가 늘어났으며 LCD TV 수요가 평일 수치에 비해 20% 가량 줄어드는 등 가전매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전체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랜드21도 수요 축소폭이 15∼17%로 여타 전자유통업계와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 패널 생산량 확대 등 기술적인 내용만을 바탕으로 전체 제품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는 것은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유통업계는 디지털TV 판매 특성상 연말에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이번 판매량 축소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 추세로는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