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대한민국 게임대상]대상:판타그램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즈`

 미국을 사로잡은 국산게임이 대한민국 최고 게임의 영예까지 거머쥐었다.

 ‘2004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의 콘솔게임 ‘킹덤언더파이어:더 크루세이더즈’가 선정됐다.

 이로써 PC패키지 게임만으로 역사속에 묻혀버릴 수 있었던 게임이 마이크로소프트(MS) X박스용 게임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는 동시에, 전세계 6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콘솔게임시장에서 한국게임의 저력과 명성을 재확인하게 됐다.

  크루세이더는 지난 2000년 ‘킹덤언더파이어’란 이름으로 개발돼 전세계적으로 30만패키지 이상이 팔려나간 PC전략 게임의 X박스용 후속작이다. 2001년 3월 MS와 X박스용 타이틀 개발 계약을 체결한 뒤, 이듬해 1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작업에 착수해 지난 10월 한국·북미시장부터 전격 발매되기 시작했다.

 이 게임은 두 가지 특징을 담고 있다. 우선 온라인게임에 편중된 한국 게임개발 물줄기를 콘솔로까지 확대한 점이다. 온라인게임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여전히, 콘솔게임시장에선 주변국 또는 소비국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크루세이더의 등장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온라인, PC패키지 등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콘솔에 접목시켜 세계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콘솔시장에 빨리 뛰어들어야만 진정한 게임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고,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은 콘솔분야에서 조용히 전진해온 판타그램의 행보가 우리 게임산업의 지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포가튼사가’ ‘샤이닝로어’ 등 잇따른 대작 개발에서 축적된 판타그램의 개발력이 X박스라는 게임플랫폼과 만나 상승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점이다. 콘솔게임에서 그래픽 구현력 만큼은 평정하고 있는 X박스가 ‘크루세이더’의 그래픽 질감과 효과를 제대로 표현하는 통로로 활용된 것이다.

 여기에 서사적 구조의 스토리 전개와 대규모 군중전 같은 구성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이용자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특히 1인칭슈팅(FPS)게임, 레이싱, 스포츠에만 열광하던 북미지역 콘솔게임 이용자들도 색다른 게임 재미와 웅장한 스케일에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

 크루세이더는 출발 자체가 그렇듯 ‘국내용’이 아니라 ‘세계용’이다. 이미 북미지역과 한국에서의 인기를 발판으로 내년 1월, 소니가 버티고 있는 일본에도 진출한다. 엔터테인먼트전문기업 자레코가 유통을 맞게되며, 게임에 등장하는 주 캐릭터 ‘게럴드’와 ‘레그나이어’의 더빙에도 일본의 유명 성우들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에선 최근 한류열풍과 맞물려 일본내 X박스용 타이틀 중 최고 판매기록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리그전과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인기몰이에 나선다. 이달부터 판타그램은 MP3플레이어업체 IOPS 및 케이블채널 온게임넷과 공동으로 ‘크루세이더 리그전’을 펼친다. 예선을 통해 8명을 선발하고, 크루세이더 1회 길드대항전 우승·준우승팀, 초청선수 4명을 포함 총 12명이 풀리그방식으로 결선을 치루게 된다. 이용자 저변 확대와 시장분위기를 고조시켜가는데 리그전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젊은층 게임이용자 공략을 위한 플랫폼 확대도 진행된다. 모바일게임 전문 지오스큐브와 공동으로 모바일버전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원래 PC게임에서 콘솔게임으로 다시 태어났지만, 이후 모바일게임으로까지 플랫폼을 넓히는 발판이 된 셈이다. 모바일게임이 활성화되면, 궁극적으로 온라인게임에 쏠렸던 젊은층 콘솔이용자를 확대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