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 주도권 경쟁 해외로 확전

정체기 들어선 국내 탈피 해외로 눈돌려

국내 통신 산업 양대 산맥인 KT와 SK텔레콤의 주도권 경쟁이 해외로 번졌다.

 SK텔레콤은 9일 비록 인도네시아 이동통신업체 인수전에 실패했지만 다른 나라로의 진출을 계속 모색키로 했으며, KT도 지분확보를 통한 해외 통신시장 진출을 위해 KTF와 역할 조정을 마무리짓고 대상업체 선정에 나설 태세여서 두 회사의 글로벌 사업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천태기 SK텔레콤 글로벌전략본부장은 “통신사업자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라며, “서비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업자들은 최근 2∼3년 사이 급격한 정체기에 들어선 통신시장에서 유일한 생존 해법으로 해외진출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미 시작한 레이스=SK텔레콤은 이미 몽골과 베트남 사업을 본격 궤도에 올렸다. 몽골은 워낙 경제규모가 작은 탓에 가입자 6만명에 그쳤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당금이 발생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베트남의 경우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서며 성공사례로 입증돼 내년에는 베트남TF에서 베트남사업본부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KT도 유선분야 진출은 물론 러시아 NTC 투자를 통해 연해주에서 이동통신서비스로 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가속하고 있다. KTF가 기술협력과 대상업체 선정을 맡아 KT의 지분투자를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이동통신사업자에 초점을 맞춘 KT의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왜 해외진출인가=“동남아 국가에는 인구 규모 순서대로 진출을 검토하는 수준이다.”(KTF 관계자)” “동남아, 중국, 미국의 통신사업자는 일단 모두 지분인수를 위한 검토대상이라고 보면 된다.”(SK텔레콤 관계자)

 KT 관계자는 “유럽 사업자들과 비교해 보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이미 4∼5년간 해외 사업자 컨설팅이나 솔루션 수출을 통해 우리 서비스의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동운영이나 지분투자와 같은 적극적인 진입방식을 활용해야 경쟁우위의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어떻게 될까=KT는 수천억원대의 지분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SK텔레콤과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봤다. 특히 KT는 SK텔레콤과 달리 해저케이블 구축회사인 KT서브마린 등 관련 계열사와 국제전화망 등을 통해 해외 사업자 경영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SK텔레콤은 세계 최고의 운영노하우를 가진 이동통신서비스만큼은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