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혀온 ‘실크로드 온라인’이 드디어 공개됐다.
동양, 이슬람, 유럽의 문화를 하나로 아우르는 대작 RPG 게임인 ‘실크로드(kr.silkroad.yahoo.com)’는 잘짜여진 기획과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여 개발 초기부터 관심을 모아온 화제작. 출시 시기가 늦춰지면서 프로젝트가 흔들린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돌아와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열풍을 몰고 있는 가운데 당당히 출격을 선언해 국산과 외산 온라인 게임의 자존심을 건 두 작품의 한판 격돌이 예상된다.
‘실크로드 온라인’은 참신한 기획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게임이다. 기존 중세 판타지 일색의 게임들과 달리 동·서양 모든 지역에서 문화적 공감대를 갖고 있는 ‘실크로드’를 게임의 소재로 삼았기 때문. 국산 온라인 게임 다운 세계관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 공감대를 넓혀 해외 수출도 보다 용이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에는 ‘실크로드’가 갖고 있는 장엄한 역사와 다양한 민족들을 모두 묘사되고 있다. 중국, 이슬람, 유럽 문화권의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전설, 설화가 배경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서유기, 수호지에서부터 이슬람의 아라비안나이트, 유럽의 그리스로마신화, 북구신화 등 동서양의 다양한 시각이 공존한다.
아직 게임에는 중앙아시권까지만 구현됐지만 내년 여름까지는 이슬람권과 유럽권 맵과 캐릭터가 추가돼 ‘실크로드 온라인’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실크로드 온라인’이 주목받는 또 따른 이유는 전투를 통한 획일적 레벨업 위주의 기존 게임과 달리 대상 무역 시스템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동서양의 문물을 교역하던 거상의 무역을 게임 중심 모티브로 설정한 것. 유저는 기존 게임처럼 몹을 잡아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도 있지만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해 나갈 수도 있다.
대상 무역 시스템은 ‘실크로드 온라인’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유저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상인이 될 수 있고 무역상의 재물을 노리는 도적도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도적들로부터 무역상을 보호하는 헌터가 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상인이나 도적, 헌터는 부의 축적을 위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이처럼 ‘실크로드 온라인’은 교역을 위해 이동하는 상인들로부터 재물을 약탈하려는 도적, 그 도적들을 전문적으로 제거하는 헌터들 간의 반목과 암투가 그려지는 삼각 대립구도가 중심을 이룬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길드 혹은 국가 간의 대립으로만 설정된 게임보다는 더욱 다채롭고 현실적인 대결 구도 속에서 게임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실크로드 온라인’의 또 다른 특징은 ‘자율성장시스템’으로 대변된다. 정해진 틀 안에서 캐릭터를 만들고 설정된 대로만 키워야 하는 기존 게임과는 출발부터 다르다. 전사·마법사·궁수·마검사·마궁수·궁전사 등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의 캐릭터를 스스로 창조해 나갈 수 있다.
게이머가 원한다면 기존 게임처럼 힘기사, 민첩궁수 등의 정형화된 캐릭터를 키워낼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창조적 캐릭터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또 고정된 직업도 존재하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행동 결과에 의해 자유롭게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직업뿐 아니라 상인이나 도적, 헌터라는 3개의 소속집단 역시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쉽게 바꿀 수 있다
고정되지않고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의 구성으로 플레이어는 무한에 가까운 자유로운 게임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풀 숲이 흔들리며 나타나는 몬스터,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도적들, 한 앞을 볼 수 없는 자욱한 안개숲. ‘실크로드 온라인’에서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화려한 연출을 만나 볼 수 있다. 날자의 변화에 따라 등장하는 개기일식이나 월식과 같은 자연현상을 아주 세밀하게 구현해낸 것.
개발사 조이맥스는 이를 위해 다이나믹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플레이어의 동작이나 바람에 따라 풀이나 옷깃이 흔들리는 섬세한 표현까지 구현했다. 또 상체와 하체의 파트별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완성된 동작을 선보이는 모션 블렌딩 기법도 도입해 보다 사실적인 전투 동작을 연출해 냈다.
기획 당시부터 성인층을 겨냥해 개발된 ‘실크로드 온라인’은 이른바 어른들을 위한 다양한 놀이터를 제공한다. 우선 무역을 둘러싼 대립구도를 잘 살리기 위해 ‘플레이어 킬링(PK)’이나 물품 강탈 등의 자유도를 최대화시켰다.
또 자신의 취향에 따라 육감넘치는 8등신 미녀 캐릭터를 선택할 수도 있다. 키와 볼륨감 등 신체의 세밀한 부분까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수퍼모델 뺨치는 나만의 캐릭터를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다.
이 게임에는 국산 온라인게임 최초로 홍등가가 등장한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게이머는 홍등가에 찾아가 기생에게 임무를 부여받고 은밀한 거래(?)도 진행할 수 있다. 홍등가와 함께 빠질 없는 성인들의 놀이문화는 바로 도박. 장안 등의 ‘실크로드’의 대도시에는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마음 껏 즐길 수 있는 도박장을 어김없이 찾아볼 수 있다. 휴식을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운만 따른다면 장사를 해서 벌어들인 것보다 엄청나게 많은 돈을 획득하는 횡재도 할 수 있다.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