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재미 있어서 인터넷 다시보기로 5번을 더 봤다.”
“일일드라마라면 좋겠다. 한 회가 너무 짧게 느껴진다.”
KBS 2TV의 월화 미니시리즈 ‘미안하다 사랑한다(이하 미사)’가 심상치 않다. 젊은 층을 상대로 빠른 속도로 파고들면서 다모폐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다모’의 신드롬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에서는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지난주 주간 검색 순위 5위를 기록했으며 드라마 검색 순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또 다음에는 속속 미사 카페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미안하다사랑한다 공식카페 회원수가 지난 3일 기준 8만9000명을 넘어섰다.
미사는 현재 시청률면에서는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SBS의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가고 있는 형국. 미사의 경우, 7회분이 방영된 후 게시판에 시청자의 글이 8만2700건을 넘어서 3회분 방영후 1만9000여건의 시청자글이 올라온 ‘러브스토리···’에 비해 고정적인 열성팬을 압도적으로 많이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미사는 젊은 층의 행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소지섭이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만든 펑키 헤어스타일과 영국벼룩시장에서 구했다는 화려한 헤어밴드 등의 그런지룩은 올 겨울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사 신드롬은 신세대의 취향에 색감 있는 영상과 어울리는 빠른 전개에서 비롯된다. 극중 캐나다로 설정된 호주 올 로케이션의 1회분은 영상과 배경음악이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주된 소감이다. 이미지를 강조했던 ‘아일랜드’의 폐인들이 이 드라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미사는 2회에 벌써 무혁의 생모가 누구인지 드러나는 등 진행 속도도 출생의 비밀이 막팍에서야 드러나는 기존 드라마와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복수와 지독한 사랑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인 만큼 ‘다 보여주고 시작하자’는 의도가 묻어나온다.
이에 못지 않게 무협의 얼굴만 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는 소지섭의 눈빛 연기도 미사의 인기를 이끄는 원동력을 평가받고 있다.
미사가 초반 폐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그대로 이어나가 국내 드라마 역사에 또 다른 기록을 남길지 자못 기대된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