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당돌하고 깜찍한 커플’, ‘역사상 가장 당돌한 스캔들’, ‘탄생! 세계 최연소 엄마, 아빠.’
중학생 영화배우 김혜성(15)과 박민지(15)는 요즘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다양한 찬사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내년 2월 개봉 예정인 영화 ‘제니주노’의 남녀 주인공으로 벌써부터 10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최고스타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영화는 중학교 2학년인 15세 몰래부부의 아기수호 감동 프로젝트다. ‘어린 신부’로 영화계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김호준 감독의 2번째 작품으로 주인공 김혜성과 박민지는 영화 속 인물처럼 실제로 엊그제 기말고사를 마쳤다.
“빨리 마무리 짓고 좋아하는 게임 실컷 했으면 좋겠어요”, “시험 준비와 영화 촬영 스케줄이 겹쳐 힘들었는데 이제는 홀가분해요.” 누가 아니랄까봐 둘 모두 골치 아팠던 시험 얘기부터 꺼냈다. 누구나 그렇듯 시험에 대한 부담이 컸고, 끝났다는 가뿐함이 말과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주노역의 김혜성은 영화 데뷔전부터 이미 인터넷 얼짱으로 소문난 유명 인물이다. 영화에서 운동과 PC게임을 잘하고 준수한 외모에 사려 깊은 심성까지 갖춰 특히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나온다. 전학 오면서 예쁘고 야무진 제니에게 첫눈에 반하고, 제니와 자신의 아기를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결심을 하는 10대 예비 아빠다.
실제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즐겨하고 실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이번 영화촬영을 위해 프로게이머 서지훈으로부터 특별사사까지 받았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프로게이머를 만나 직접 대결해 볼 수 있어서 너무 떨렸어요. 잘한다고 격려해줘서 기분도 너무 좋았구요.” 다음 카페에 팬클럽 회원 14만명을 자랑하는, 유명 스타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고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과 프로게이머 앞에 서면 영화 속 주노 캐릭터 그대로 착하고 순수한 십대 소년으로 변했다. 투명하고 맑은 눈동자가 매력 포인트.
그를 한눈에 유혹해버린 박민지는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 게 없는 영화 속 예쁘고 당찬 여중생 제니처럼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똑 부러지는 말투가 진짜 매력덩러리다. 2003년 패션지 ‘Ceci’ 모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연기 경험은 없지만 깊고 맑은 눈망울에 영민함이 배어나는 말투로 인해 감독에게 한번에 낙점됐다.
“밥 두그릇 먹고 임신부로 변신했죠.” 요즘 학생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털털하고 솔직한 말과 행동으로 촬영 때마다 귀여움을 한몸에 받는다고 한다. 배가 볼록 나온 임신부 역할의 어려움을 귀엽고 깜찍하게 표현했다. 평소 좋아하는 음식도 순대국밥이다. 두 그릇을 비우고 1.5리터 병에 든 물을 단숨에 들이마신 후 통통해진 배 모양을 그럴싸하게 만들어 제작진의 박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좋아하는 순대국인데 두 그릇 넘게 먹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영화 촬영을 앞두고 몸무게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선배님들이 존경스럽네요.”
영화 ‘제니주노’가 10대 미혼모 문제를 가벼운 터치로 다뤘다는 점에서 소재와 주제, 감독의 의도, 상황 등을 놓고 인터넷에 찬반 양론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정작 주인공 김혜성과 박민지는 촬영이 끝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좋아하는 ‘스타크래프트’와 순대국을 찾아 휭하니 가버렸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