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소프트맥스(중)

‘창세기전’ 등의 성공을 바탕으로 소프트맥스는 2001년 6월 코스닥에 입성하게 된다. 코스닥공모를 통해 소프트맥스는 주당 8200원의 가격에 147억원의 자금을 공모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온라인게임 및 콘솔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개발을 시작하여, 장기 성장에 대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국내 게임시장의 패러다임이 온라인게임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소프트맥스는 주력 사업부문의 부진으로 위기에 봉착하게됐다.

고사양 PC 보급과 초고속 인터넷 확산, PC방 활성화, 와레즈 사이트 등장 2001년 이후 국내 게임시장은 PC 패키지 게임이 급격히 몰락하고 온라인 게임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블리자드 게임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엔씨소프트 등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전면에 부상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로 소프트맥스의 주력 사업 부문인 PC 패키지 게임 매출은 2002년부터 크게 위축됐다. 물론 2001년 ‘마그나카르타’ 출시로 인해 비록 매출은 증가했지만 ‘마그나카르타’에 대한 초유의 리콜 사태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따라 소프트맥스의 PC게임 매출은 2001년 53억원을 정점으로 2002년 9억원, 2003년 2억원 수준으로 급격히 몰락해갔다.



# 실적 부진속 플랫폼 다변화에 승부수

코스닥 등록을 전후해 소프트맥스는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그리고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콘솔 게임 시장 등을 염두에 두고 플랫폼 다변화 정책을 적극 실시했다. 특히 온라인 게임과 콘솔게임 시장에 큰 비중을 두고 사업역량을 집중했다. 최연규 팀장 등 주요 개발진은 강점 분야인 패키지 부분에 집중 배치했다. 하지만 그 플랫폼은 더 이상 PC가 아닌 콘솔이었다.

온라인쪽 역시 게임 커뮤니티 포털 ‘4LEAF’ 부문과 넥슨과 공동 개발한 MMORPG ‘테일즈위버’ 두 부문으로 나누어 다수의 인력을 배치했다. 하지만 이러한 소프트맥스의 노력은 단기적으로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해 전체 매출이 2001년 73억원에서 2002년 32억원, 2003년에는 51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매출 부진은 영업 이익 악화로 이어져 영업 이익이 2002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단기 실적 악화에도 불구, 소프트맥스는 장기 성장을 위한 기업 체질 개선을 계속했다. 이를 통해 ‘테일즈위버’ 등 온라인 게임 매출이 연간 30억원 내외로 급증했고, 이는 주력 부문인 패키지 게임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패키지 게임은 완성도를 100%로 만들어 출시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 출시 일정의 압박을 받으면 버그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측면에서 온라인 게임 부문의 일정 수준의 성공은 소프트맥스가 안정적 캐쉬카우를 확보하는데 기여했고 패키지 게임의 출시 일정에 대한 압박을 피할 수 있게됨으로써 좀 더 완성도 높은 게임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콘솔 게임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버그 패치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버그의 존재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 소프트맥스는 이번 ‘마그나카르타:진홍의성혼’ 출시에 앞서 일본의 버그 체크 관련 아웃 소싱 업체와 6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버그 체크를 해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위기 속에 새로운 성장 잠재력 구축

소프트맥스의 콘솔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도전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것이었다. 어차피 소프트맥스가 게임 기획과 캐릭터 메이킹 등 패키지 게임 제작에 관한한 많은 장점이 있다면 PC플랫폼 보다 콘솔 플랫폼이 시장 규모나 성장성 등에 있어서 더 나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의 경우 콘솔 시장 규모가 작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콘솔 시장이 PC게임 시장의 6∼7배에 이른다. 2003년 북미시장의 경우 콘솔 게임은 성장 추세를 지속했지만 PC 패키지 게임 시장은 시장 규모가 축소되었다.

결국 소프트맥스에게 2001년부터 2004년 상반기까지의 시기는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실적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내부적인 성장 잠재력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의 기간이었던 것으로 평가할만하다. 이러한 위기를 거쳐 소프트맥스는 드디어 2004년 11월 대망의 ‘마그나카르타:진홍의성혼’을 콘솔왕국 일본 시장에 먼저 출시해 대박을 터트리는 전화위복으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임진욱 우리증권 기업분석팀 선임연구원 kidding7@wooris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