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2일부터 국내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 중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에 온갖 문제가 발생하고 있에 블리자드의 서비스 능력에 의문표가 붙고 있다. 대표적으로 GM의 능력이 수준 미달인 부분이 가장 크며 이 외에도 루팅 랙, 잦은 서버 다운, 갑자기 게임에서 튕겨져 나오는 현상 등 오픈 날짜부터 한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국내 서비스 수준이 타 국내 온라인 게임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세 차례나 실시하고 오픈 베타 테스트 시점부터 한달 가량 지났지만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제로 접속 인원을 제한하고 대기표를 발행하는 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대책을 찾고 있어 유저들의 원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 ‘와우’ 서비스 능력 빵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수준 미달의 GM들이다. GM이란 게임 마스터(Game Master)의 약자로 MMORPG의 각 서버에 상주하면서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겪는 트러블과 버그, 의문점 등을 실시간으로 해결해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도와주는 일종의 도우미다. 대부분의 국내 MMORPG에는 GM들이 24시간 상주하며 유저들과 함께 호흡한다. GM의 역할은 MMORPG에서 매우 중요해 磁?湄?측도 ‘와우’ GM들을 해외 연수까지 시키며 오랜 기간 교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GM들이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레벨 35 캐릭터를 키우고 있는 한 유저는 “대기표에 대한 질문서를 블리자드 운영자에게 메일로 보냈으나 일주일이 넘어도 답장이 안 왔다. 그래서 2통을 더 보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어 게임상에서 GM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봤지만 역시 답장은 없었다”며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게임은 처음 봤고 국내 업체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저는 “오전 6시 11분에 스킬이 배워지지 않아
게임상에서 GM에게 문의를 했지만 회신이 온 것은 3시간이나 지난 오전 9시 35분이었다”며 “그래도 이 정도는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안다”며 “GM이 아니라 게으름 마스터”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당시 해당 서버는 메디브였으며 동시접속자수가 매우 낮은 시간대 였음에도 불구하고 답장에만 3시간이 걸린 것은 말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유저들의 질문에 GM들의 답변은 한결같이 “잘 모르겠다”, “유저가 적은 서버로 가면 해결된다”, “오픈 기간에는 수정되지 않는다” 일색으로 알려져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타우렌 주술사를 키운다는 한 유저는 “돌가죽 토템은 스킬의 일종이다. 그런데 어떤 GM은 그걸 아이템으로 착각하더라”며 “이런 GM을 누가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 해결하지 못하는 랙 현상
‘와우’의 랙도 심각한 사항이다. 루팅 랙, 일명 모내기 랙으로 알려져 있는 게임 장애 소요도 발생한지 무려 한달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루팅 랙은 몹을 사냥해 떨어진 아이템을 획득할 때 곧바로 입수되지 않고 정지된 상태에서 오랜 시간 동안 꼼짝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유저들은 이 랙에 대해 이미 익숙할대로 익숙해져 게임의 한 부분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랙 현상은 PVP가 가능한 중립 지대에서 더욱 심해진다. 중립 지역은 원래 대규모 전쟁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모여도 원활한 전투가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WOW’의 중립 지대는 50명 이상이 모여도 심각한 랙 현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컨트롤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블리자드에서 실시 중인 서버 대기표는 PC방 이용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 천 명에 이르는 대기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 놓고 멍하니 기다리다 분통을 터뜨리는 유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 다른 서버에서 다시 시작하라?
블리자드의 ‘WOW’ 서버 관리 능력도 기대 이하다.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는 도중에 갑자기 튕겨져 나가 버리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막상 게임에 들어가도 오랜 시간 플레이하지 못한 채 갑자기 서버가 다운되거나 유저가 화면 밖으로 나가 버리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부 서버에 유저가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블리자드는 카즈고로스, 바엘군, 아스준, 티콘드리우스 등 상대적으로 유저가 적은 곳으로 접속을 유도하고 있으나 ‘WOW’의 특성상 단독 플레이는 맞지 않고 대부분 길드에 소속돼 활동하기 때문에 다른 서버로 쉽사리 옮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결국 블리자드의 입장은 ‘미안하지만 지금까지 키운 캐릭터는 잊어 버리고 다른 서버에서 새로 시작하라’는 의도로 밖에 해석이 안되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소(usso)라는 아이디의 한 유저는 “대기자가 너무 많아 길드 전원이 서버를 옮겨 새로 시작했지만 여전히 대기표를 받고 있어 다시 이사를 해야 할 판”이라며 “대책을 빨리 강구하지 않고 회원 가입만 중단하면 해결되는 문제냐”고 토로했다.
한 온라인 게임 업체 관계자는 “‘WOW’의 게임 자체는 뛰어나지만 이렇게 질 낮은 서비스가 계속되는 것에 의문이 든다”며 “만약 국내 업체가 이런 식으로 대응했다면 아마 게시판이 욕설로 도배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MMORPG는 랙과 GM, 서버의 안정화가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이 상태로는 절대 상용화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리자드 측은 이와 같은 문제점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으며 한꺼번에 많은 유저가 몰려 발생한 사태인 만큼 서버가 추가되면 안정화될 것’이라는 앵무새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