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시장 대반격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WOW’가 오픈 베타서비스에 돌입한지 보름만에 게임트릭스 인기순위 6위에 오르면서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은 이미 ‘WOW’ 돌풍에 맞서 비장의 카드를 마련 중이어서 승부를 속단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WOW’가 뛰어난 게임성에도 국내 유저의 정서와 부합되지 않는 점이 많아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불안한 네트워크 기술과 서버 운영력의 허점이 부각되면서 비관론도 점점 무게를 얻고 있는 실정.
국내 게임업체들은 이같은 허점을 공략하면 ‘WOW’ 돌풍을 잠재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선 국산 온라인게임의 대표주자인 엔씨소프트는 ‘WOW’ 돌풍을 잠재울 저격수로 꼽히고 있다. 이미 ‘리니지2’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면서 차세대 MMORPG시장마저 선점한데다 ‘WOW’ 오픈 서비스에 맞춰 비밀병기 ‘길드워’도 깜짝 공개했기 때문이다.
‘길드워’는 블리자드에서 배틀넷을 만든 핵심 맴버들이 설립한 아레나넷의 야심작. CORPG라는 독특한 장르를 접목한 이 게임은 월드프리뷰를 통해 공개되면서 ‘WOW’와 비교해 그래픽이나 게임성, 참신성 등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길드워’는 ‘WOW’가 상용화에 돌입하는 내년 상반기 일반에 완전히 공개될 예정이어서 ‘WOW’ 유저의 이탈을 불러올 전망이다.
엔씨와 함께 국산 MMORPG시장을 이끌어온 웹젠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WOW’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뮤’가 이달 25일 공성전을 업데이트하기 때문이다. ‘뮤’의 공성전은 지난 2002년 게임이 상용화되면서 유저들이 끊임없이 업데이트를 요구해온 ‘킬러 시스템’이다.
최근 공성전 업데이트 소식이 전해지면서 ‘뮤’ 이용자가 다시 늘고 있는 것도 파괴력을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재미있는 것은 ‘뮤’의 공성전도 ‘WOW’ 상용화 시점과 비슷하다는 것.
한빛소프트가 배급할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나코인터랙티브의 ‘라스트카오스’의 바람몰이도 예사롭지 않다.
‘라스트카오스’의 경우 이달 중 오픈 베타서비스에 돌입해 ‘WOW’에 맞불을 놓을 계획이고,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WOW’ 상용화 이후 전격 공개한다는 전략이다. 이들 게임은 콘솔게임과 흡사한 그래픽과 타격감으로 이미 유저들의 기대작 1순위에 오른 작품들이다.
불안정한 온라인 서비스로 진땀을 흘리는 블리자드가 과연 거물급 라이벌과 대결에서 살아남을 지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를 고비로 보고 있다.
★WOW 충격파 어느 정도인가
지난달 12일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하면서 국내 MMORPG시장은 ‘WOW 충격파’로 요동쳤다.
특히 PC방 게임 이용률을 주로 분석하는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WOW’는 지난달 12일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한지 2주만에 RPG분야 3위를 차지했고, 종합순위에서는 6위에 올랐다. 전체 게임사용량 가운데 비중도 7%로 제법 높게 나타났다.
반면 기존 MMORPG들은 같은 기간 동안 하나같이 이용률이 감소하는 등 ‘WOW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리니지’와 ‘리니지2’는 여전히 1위와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이용률이 각각 12.04%, 25.24% 감소했고 ‘바람의 나라’ ‘거상’ ‘나이트 온라인’ 등이 20%대의 이용량 감소하며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특히 ‘RF온라인’의 경우 55.69%가 감소해 ‘WOW’ 등장 이후 심각한 유저 이탈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뮤’는 RPG부분 4위로 하락했지만 이용량은 48.35%가 증가했고 ‘프리스톤테일’, ‘탄트라’ 등의 게임도 각각 20.54%, 29.21% 이용량 증가를 보여 상대적인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희비가 교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블리자드에 열광하는 유저들이 초반에 몰렸기 때문”이라며 “아직 상용화를 하지 않은 게임이라 유료게임과 단순 비교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며 ‘WOW’ 충격파를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