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각국 통신 규제 현황 보고서

세계 각국을 중심으로 통신부문 규제가 크게 완화되고 있는 데 반해 인터넷전화(VoIP)·스팸메일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해선 규제가 전반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를 기점으로 전세계 이동통신 서비스 매출이 유선전화 부문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내용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최근 10년간 세계 각국의 통신 규제 현황과 통신 서비스별 가입자 현황을 분석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전통적인 통신규제 방식의 퇴조=이번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이동통신과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특별한 서비스나 기술에 대해서만 사업권을 부여해 왔던 전통적인 라이선스 규제 방식이 빠르게 퇴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통신 규제 당국이 통신서비스 업체가 다양한 첨단 서비스를 자유롭게 제공할 수 있도록 통신사업자 규제 제도를 크게 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현재 전세계 60개국 이상이 통신 관련 규제 제도의 완화 및 변경을 검토하고 있으며 심지어 몇몇 국가들은 라이선스 규제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50여개 국가는 허가되지 않은 부문에도 무선 주파수를 할당해 놓고 있었다.

 하지만 각국 규제 당국은 VoIP와 스팸메일 등에 대해선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ITU 회원국 중 무려 189개 국가가 현재 VoIP 서비스를 금지하거나 관련 규정 미비로 사업자들이 제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도는 2002년 VoIP 관련 규제를 아예 폐지했으며 현재 미국, 영국, 독일은 VoIP 서비스 규제에 대한 접근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

 스팸메일 또한 규제당국의 집중적인 타깃이 되고 있다. 미국, 호주, 유럽연합 내 몇 개 국가 등 최소한 23개국이 스팸메일 방지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많은 국가가 스팸메일에 대한 국제적 공조를 원했다.

 ◇무선·광대역 서비스가 통신 시장 주도=ITU 보고서는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사용자와 이동통신 가입자가 최근 4년간 가장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자 중 한 명인 수잔 셰르는 “최근 10년간 전세계 거의 모든 지역의 통신서비스 성장세는 무선, 광대역, 데이터 서비스가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전세계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시장 규모는 1조1000억달러. 전세계 약 100개국에서 1억명 이상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지난 2000년 이후 두 배나 증가했다. 특히 2004년을 기점으로 휴대폰 사업 매출이 유선전화 부문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전세계 휴대폰 매출은 4억8000만달러로 4억5000만달러에 그친 유선전화 매출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불과 4년 전인 2000년만 해도 유선전화 매출이 이동통신 매출의 2배에 육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IT 시장 급성장=현재 전세계 통신 시장 가운데 중국, 인도, 러시아 및 개발도상국이 최근 4년간 급성장했다. 10년 전 300만명에 불과했던 개발도상국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현재 8억2900만명으로 급상승했다.

 ITU는 특히 중국, 인도, 러시아를 전세계 통신시장 성장을 선도하는 나라로 꼽았다. 중국은 매월 평균 550만명씩 이동통신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3억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4450만명, 러시아는 6000만명에 달했다.

 ITU는 또 무선 기술을 활용해 휴대폰이나 휴대형 PC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해지면 유선전화 보급이 미진한 개발도상국의 경우 인터넷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