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이번 TD-SCDMA(시분할 연동코드 분할 다중접속 : Time Division-Synchronous CDMA) 전용 모뎀칩을 탑재한 휴대폰 개발 성공은 향후 전개될 한·중 협력 확대와 발전방향까지도 제시했다는 점에서 양국 기술협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노키아·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개발한 제품을 이용, 시연에 성공함으로써 500만 화소 디지털카메라폰 세계 첫 개발에 이어 첨단 휴대폰 기술의 우위성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배경 및 의미=세계 최대 단일시장인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을 잡기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이 제품개발 및 시연 성공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고유 3세대(G) 이동통신서비스 방식으로 내세운 TD-SCDMA 기술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3G서비스 일정 지연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이 이 모뎀칩을 탑재한 휴대폰을 개발해 시연에 성공함으로써 중국 정부와 TD-SCDMA 진영은 다시금 힘을 받게 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노키아·모토로라 등 글로벌 업체와 중국 로컬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처음으로 이를 실현해 TD-SCDMA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TD-SCDMA, 어떤 기술인가=TD-SCDMA는 원래 중국 다탕사와 독일 지멘스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3G 이동통신 기술이다. 이는 CDMA2000·WCDMA 등 기존 방식의 주파수분할다중접속(FDD : Frequency Division Duplex) 방식과는 달리 시분할다중접속(TDD : Time Division Duplex) 방식을 채택, 비대칭적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무선인터넷상에서 대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다탕사,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공동으로 ‘T3G 테크놀로지’라는 모뎀칩 개발 전문업체를 설립해 TD-SCDMA 모뎀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WCDMA·CDMA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독자적으로 이를 자국 3G 이동통신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3G시장 일정은 어떻게 되나=중국 정부는 원래 내년 5월경에 3G사업자를 선정해 시범서비스를 거쳐 내년 말부터는 3G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비공식적으로 천명해 왔다. 하지만 중국은 고유 방식으로 내세운 TD-SCDMA 기술개발이 지연됨에 따라 3G서비스의 일정이 늦춰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번에 제품 개발과 시연서비스에 성공하면서 TD-SCDMA의 상용서비스 일정에 탄력이 붙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시연 성공으로 중국 정부가 자신감을 갖고 기존 로드맵에 따른 일정에 맞춰 3G서비스를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망=삼성전자는 이번 첫 TD-SCDMA폰을 개발해 앞으로 있을 중국 3G시장에서 다른 글로벌 기업에 한발 앞서 시장을 점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중국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정부 또한 WTO 통신시장 개방 시대를 맞아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제품 개발을 계기로 TD-SCDMA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 3G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삼성의 TD-SCDMA폰 개발은 우리나라 기업이 유일하게 CDMA2000, WCDMA, TD-SCDMA 등 전세계 3G 이동통신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5년간 가입자 규모가 7억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3G시장의 주도권을 선점, 유리한 위치에서 글로벌 기업 및 중국 로컬기업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사진: 중국 북경소재 다탕사의 저우후안 회장(사진속 의자에 앉아 박수치는 사람)이 삼성전자의 TD-SCDMA 휴대폰을 이용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소재 필립스 본사를 방문한 중국 원자바오 총리(TV속)와 국제통화에 성공하자 박수를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