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디지털 지식경영대상]기고:임춘성 기업정보화지원센터장

지난 1997년, 연세대학교 산업정보시스템 연구실에서 연구원 2명과 함께 시작했던 기업정보화수준평가가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이했다.

그동안 기업정보화지원센터는 정보화수준평가 전문기관으로서 의미 있는 일을 계속 해 왔다. 정보통신부 주최의 공익사업으로 추진돼 지난 8년간 3900여 업종별·규모별 기업의 정보화 수준을 진단해 현장에 정보를 전달하고, 정보화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이제는 명실공히 기업정보화 분야 최고의 평가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센터장으로서 또한 산업공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그동안 기업의 정보화수준을 평가하면서 느낀 것은 학계에서 시작한 이 연구 활동이 하나의 논문으로서 끝나지 않고 수많은 기업에 적용돼 활용되고, 방향을 제시해주며 꾸준히 준거사이트(레퍼런스)로 벤치마킹 되고 있다는 보람과 자부심이다.

학계와 연구계의 연구, 산업계의 참여, 관계의 후원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가능한 정보화수준평가는 많게는 연간 100명이 넘는 인력이 꼬박 1년을 고생해야 결과를 낼 수 있는 작업이기에 더욱 값진 결과이다.

평가기관으로서 제 3자적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체의 회비를 받지 않으며, 전액 무료로 평가를 진행해 기업들에게 결과를 제공하면서도 우수한 인력들을 많이 참여시켜 연구의 수준을 매년 향상시켜 온 것은 지난 8년 동안 지속적으로 기업정보화수준평가가 다져온 비결일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정보화수준이 높다는 것만으로 우수한 기업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올해부터는 이런 화두에 더욱 집중해 ‘기업정보화수준’이라는 IT 지표가 실질적으로 기업의 성과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지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기업정보화수준평가 결과의 기업신용도평가 반영이 이런 노력의 산물이다. 2002년부터 정보화수준평가의 결과와 기업의 신용수준을 연계해 분석해 온 결과를 의미 있게 도출하고, 한국신용평가정보에서 실제 기업 신용등급을 산출하는데 있어서 기업의 정보화수준을 가점(8점)의 형태로 반영하게 됨으로써 정보화수준이 높은 기업들에게 더욱더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기업의 정보화수준을 업무의 질과 속도를 향상시키는 프로세스의 전산화에서 출발했던 시각에서 한발 나아가 정보기술을 실제 활용해 가치를 창출할 사람(People)의 역량과 조직의 문화수준을 포함해 바라보았다. 무엇보다도 정보화 수준향상을 통해 실질적인 경영성과를 달성시킬 수 있도록 제품(Product)혁신을 주도하는 IT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엔진을 도출해내는 역량의 발현자가 돼야 함을 정보화수준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 줄 IT공급자(IT Provider)들의 기술수준은 정보화수준을 개선하는 기반 역량이 되므로 이를 고려한 정보화수준으로 정의했다.

기업의 정보화수준은 - 프로세스(Process), 사람(People), 제품(Product), IT공급자(IT Provider) - 이렇게 4가지 요인을 고루 연계해 맞춰야 성과와 연결되는 비즈니스 지표(KPI)로 거듭나게 된다. 기업의 ‘정보화수준’이라는 IT 지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기업에 기여하는 비즈니스 지표가 되는 것이다.

이번에 수상한 기업들은 이러한 특성을 조화롭게 반영해 주고 있다. 이러한 4가지 관점을 가지고 이들을 포함해 그동안 참여해 온 3900여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해 준거사이트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올해의 기업정보화수준평가를 마무리하면서 본인과 센터에 남아있는 과제 중 하나이다.

임춘성 기업정보화지원센터 센터장<연세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