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전제품의 트렌드가 ‘프리미엄 가전’이듯, 회사마다 내놓는 최고가 제품을 들여다보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회사별 제품 전략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최고가 제품은 1950만원짜리 55인치 일체형 LCD TV. 세계적으로도 가장 고가며, 전자파가 적고 소비전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월 출시된 이래 하루에 두 대꼴로 판매돼 현재 100대가 넘게 판매됐으며, 이달 말까지 200만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고가 LCD TV’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오히려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해 준다.
삼성전자의 최고가 제품은 ‘트루 빌트인 냉장고’. 1500만원대로 냉장고 하단에 모터를 장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상판에 모터를 넣어 소음을 없앤 것으로 원목과 하이브로시를 사용한 깔끔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
보통 고급형 빌라나 대형 평형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해서 판매되는 것이 원칙이다. 외국산 빌트인 냉장고가 20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일반 가전제품에 비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그러나 웬만한 중형차 한 대 값이지만 기대 이상으로 성적이 좋다. 업계는 이에 대해 “중저가 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은 반면, 고가 프리미엄 시장은 그나마 활기가 있다”고 이유를 밝히고 “마케팅도 고급형 백화점이나 골프장을 위주로 공략하는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미 금액 면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재편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물량 면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이 주류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전사들의 공통된 목표이자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가전 3사는 내년에는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판매 비중을 더욱 늘린다는 목표 아래 발빠르게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