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썬이 ‘솔라리스10’의 오픈소스화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유원식 http://kr.sun.com)는 14일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솔라리스10 전략 발표회’를 갖고 자사의 유닉스 신제품 ‘솔라리스10’을 무료로 배포하는 동시에 소스코드를 오픈키로 하는 사업 계획을 밝혔다.
한국썬이 자사의 주력 운용체계인 ‘솔라리스10’을 오픈소스화하기로 한 것은 선 본사 차원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선이 마지막으로 내놓을 수 있는 히든 카드라는 분석이다.
◇이유 있는 베팅=솔라리스10의 오픈소스화 전략을 놓고 90년대 1만달러대 워크스테이션과 인터넷 중심의 서버 출시로 업계를 흔들었던 선의 ‘베팅’을 떠올리는 전문가가 많다. 유닉스 시장에서 HP와 IBM의 양강 구도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리눅스와 윈도 진영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선이 서버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무기는 솔라리스밖에 없으며 소스공개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솔라리스10을 무료로 공급해 솔라리스 사용자를 크게 늘리고 개발자 커뮤니티에 소스 코드를 공개, 차기 버전 개발 속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또한 락, 나이가리아(코드명) 등 선이 개발중인 차세대 칩이 나올 때까지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경쟁사들이 칩 성능에 매달릴 때 OS 무료 공급과 소스코드 공개라는 역발상으로 HP와 IBM의 양강구도를 차단, 서버 시장을 지켜내고 MS 윈도와 리눅스가 주도하고 있는 x86서버 OS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겠다는 다목적의 포석이다.
◇솔라리스 판매에 새로운 모델 도입=솔라리스10의 공급 확대를 위해 한국썬은 새로운 가격 체계를 도입한다. 선 본사는 기술 지원에 따른 가입비만을 받는 ‘서브스크립션’을 도입키로 했으며 가격은 연간 CPU당 최대 360달러를 넘지 않는다. 한국썬은 국내 정서상 한꺼번에 가입비 모델로 전환키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기존 카피 판매와 서브스크립션 모델 두 가지 옵션을 동시에 가져갈 계획이다.
한국썬의 관계자는 “한국썬은 솔라리스 판매에 따른 매출 비중이 1% 수준을 넘지 않기 때문에 솔라리스 배포에 초점을 두는 전략을 가동할 수 있다”며 “서브스크립션 가격도 일반 리눅스 제품과 비교해 로엔드급 서버에서는 비슷하지만, 엔터프라이즈급의 경우 40% 이상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커뮤니티 지원 본격화=솔라리스10의 오픈소스화는 개발자들의 참여 정도에 따라 성패가 결정난다. 이에 따라 한국썬은 솔라리스10의 개발자를 지원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강구중이며, 자금 및 지원 규모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안을 솔라리스10이 출시되는 내년 1월경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선은 솔라리스 차기버전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상당 부분을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해결할 방침이다. 또한 솔라리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나온 공개 소프트웨어에 대해 ‘소프트웨어 익스프레스’라는 선 자체 검증을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아 있는 문제점=소스 코드가 공개됨에 따라 해킹 등 보안 위협 요소를 차단하고 신뢰성을 확보하는 등 엔터프라이즈급 고객들을 안심시켜야 하는 새로운 문제를 안게 됐다.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포팅과 서브스크립션 모델에 따른 기술 지원 인력 확충 문제, IBM·HP·델 등 다른 밴더사와의 협력 모델 부재 등도 향후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무엇보다도 개발자들의 자발적인 커뮤니티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가 솔라리스10 프로젝트의 최대 관건이다.
한국썬 마케팅 본부 김근 전무는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솔라리스10은 기능과 보안이 뛰어나다”면서 “레드햇, 수세와 같이 비공개이며 유료화되는 리눅스 진영의 허점을 파고드는 동시에 수십년간 검증받아 온 솔라리스의 안정성을 내세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