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중심으로 돼 있는 국내 게임 플랫폼 환경을 비디오게임과 아케이드게임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플랫폼 다양화는 몇 년 전부터 시도한 몇몇 국산 비디오게임의 시장 진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X박스용 타이틀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즈’가 ‘2004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면서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것.
실제로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즈’와 대한민국게임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플레이스테이션2용 타이틀 ‘마그나카르타’는 올 하반기 해외에서 선전하면서 체계적인 전략과 지원만 있으면 국내 비디오게임도 승산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내년을 기점으로 국내 게임업체들의 업보가 되다시피 한 플랫폼 다양화, 특히 비디오게임시장에서 게임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게임, 세계 시장 점유율 10%에 불과=올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7500억원 가량. 전체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로 비디오·아케이드·PC·모바일 등 다른 4대 플랫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해외시장으로 나가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세계 게임시장에서 우리 온라인게임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아직 10%에 불과하다. 표 참조
결국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달리는 아케이드게임과 비디오게임 시장을 개척하지 않고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게임 강국으로 올라서기에는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게임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만 주력일 뿐 아직 대세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또 X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2(PS2) 등 비디오게임기 후속 모델이 출시되고 홈미디어센터로 자리잡게 되는 상황에 대비한 국내 업체들의 준비가 절실하다.
◇걸림돌은 없나=게임업체들이 플랫폼을 다양화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내수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망 및 PC 보급률, 2만1000여개의 PC방 등 매우 훌륭한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모두 온라인게임을 겨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온라인게임에 만족하고 있는 게이머를 비디오게임으로 전환시키기란 결코 쉽지 않다. 또 타이틀 불법복제나 게임기 개조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게임에 대한 부모세대의 부정적인 인식도 게임 플랫폼 다양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정책적 지원 필요=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은 “온라인게임만으로는 게임 강국으로 올라설 수 없다”며 “플랫폼 다양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 원장은 그러나 “게임업계의 힘만으로는 플랫폼 다양화를 이루기란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기업 간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비디오게임 개발업체들에 대한 자금 지원이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채널 발굴 등에 정부 기관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제안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온라인게임 중심으로 개발해 왔던 업체들이 새 게임을 개발할 기술력과 인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적인 비디오게임 개발자 양성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감안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