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대표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소니가 두 회사가 보유한 특허를 상호 사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
이번 포괄적 계약은 앞으로 제품·부품·장비 등의 개발에 양사가 보유한 특허를 상호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14일 오전 두 회사가 보유한 특허의 ‘상호 사용 계약’을 했다고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표했다.
두 회사는 “이번 합의는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개념의 특허 사용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계약에는 양사가 효율적인 제품 개발 및 사업 확대를 위해 필요로 하는 기본기술 특허들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상호 사용키로 한 특허 비중이 양측이 비슷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번 크로스 라이선스는 어느 한 쪽이 추가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조건이 없는 ‘프리 라이선스’ 계약”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특허상표국에 출원된 특허 수는 삼성전자가 1313건(9위), 소니가 1311건(10위)으로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지금까지 특정제품과 기술에 대한 부분적 크로스 라이선스 관계를 넘어 기초 반도체기술·부품·소재·장비·산업표준기술 등 일반 특허를 망라하는 광범위한 제휴 관계를 맺게 됐다.
그러나 양사는 “각 회사 제품의 독창성과 시장에서의 건전한 경쟁을 높이기 위해 ‘차별화 기술 특허’와 ‘디자인에 관한 권리’는 이 계약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제외된 특허는 삼성의 화질관련기술인 DNIe(Digital Natural Image Engine)와 홈네트워크 기술, 소니의 화질 기술인 디지털 리얼리티 크리에이션(DRC)과 플레이스테이션 아키텍처 등이다. 또 TFT LCD 및 OLED 관련 특허도 제외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지난 수십 년 간 광범위한 전자기술에 대해 연구개발(R&D) 노력을 기울여 각각 강한 특허 역량을 확보했고, 특히 최근 디지털·브로드밴드 네트워크 기술에서 한층 강력한 특허기술을 확보해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양사 특허를 서로 사용함으로써 빠르고 복잡하게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세계 고객들에게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각사의 독창성과 경쟁력을 지속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니 관계자도 “소니 본사는 전세계 지사에 14일 새벽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며 “향후 삼성과 소니가 디지털기술 부문에서 윈윈할 수 있는 기반을 한층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