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이 두루넷 인수 실패로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주도하려는 구상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데이콤은 파워콤을 통한 소매업 진출, SO와의 협업 등을 내세워 문제없다고 밝혔지만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다.
◇TPS 등 미래전략 먹구름=데이콤이 와이브로 사업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두루넷 인수에 ‘올인’한 이유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없이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등 차세대 융합 시장 적기 대응은 어렵기 때문이다.
인터넷기반(All-IP) 통신·방송 융합시대가 도래하면 초고속인터넷은 통·방 융합의 연결고리다. TPS도 인터넷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방송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이니만큼 인터넷 기반 없는 TPS를 상상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데이콤은 두루넷 인수 실패와 상관없이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매달 시장점유율 0.1%를 올리려면 치열하게 경쟁하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가입자를 뺏어와 의미 있는 3강을 차지하기까지 험난할 길을 걸어야 한다.
◇통신 3강 전략에도 차질=데이콤은 LG그룹의 지원 없이 두루넷을 인수, 향후 유무선 융합시장에서 KT-KTF,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에 이어 의미 있는 3강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와이브로를 포기한 데다 두루넷 인수에도 실패, 성장 동력이 불확실해져 통신·방송 융합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도 LG텔레콤과의 협력이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데이콤이 두루넷 인수에 실패, 융합시장에 뛰어들 헤게모니를 잃었다고 본다”며 “데이콤은 앞으로 먹고 살 것을 고민해야 하는 절박한 시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