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입찰가 부담없나?

 하나로텔레콤이 적어낸 입찰가가 4500억∼5000억원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두루넷 인수 후 부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써냄으로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확보했지만 실제 이만한 가치가 있느냐, 하나로텔레콤이 감당할 재정적인 여력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

 ◇값이 비쌌나=실사 결과 두루넷의 가입자는 공식 발표보다 30만명 가량 적은 90만∼100만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가 4500억∼5000억원이면 가입자 1명당 50만원 안팎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입찰서 제출 전부터 하나로텔레콤은 가입자당 50만원 정도까지는 쓸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나로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가입자당 월 평균 매출이 3만원이라면 1년 반 정도면 가입자당 5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창 SO의 주가가 올랐던 올 상반기 SO 가입자의 월 평균 매출이 3만원 미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당 인수가는 50만원을 호가했다.

 반면 KT 관계자는 “보통 20만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계산하는 게 통상적인 방법”이라며 “하나로텔레콤이 좀 무리한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하나로, 재정 여력 있나=하나로텔레콤은 와이브로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와이브로 투자가 서비스를 시작하고 3년 후 마무리된다는 점으로 미루어 내년에도 최소 수천억원 단위의 투자가 필요하다. 여기에 두루넷 인수비용으로 4500억∼50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면 적지 않은 부담이다. 부실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다. 하나로텔레콤이 최근 밝힌 운용가능 자금력은 9000억원 수준. 용도가 지정된 70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을 또 다른 차입으로 대체해 자금의 융통성을 늘리려 시도한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이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데다 차입금 여유가 있어 절대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