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가 내년에도 급격한 정보기술(IT) 침체에 따른 경영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정부에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사자원관리(ERP)협의회·고객관계관리(CRM)협의회·중소SW사업자협의회 등 각 분야별 국산 SW단체들은 공공 수요 확산과 지원 확대, 수출 등을 통해 국산 SW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최근 주무부처에 잇따라 건의했다. 이는 내년에도 올해처럼 국내 SW시장이 침체될 경우, 관련업체들이 경영난 가중으로 부도와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
ERP협의회(회장 김용필)는 16일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원주에서 열린 ‘중소기업IT화지원사업’ 결산세미나에서 내년도 중소기업 정보화사업 지원금을 늘려줄 것을 건의했다. 정부가 내년도 중소기업IT화지원사업의 예산을 올해 절반 수준인 140억원으로 확정함에 따라, 추가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용필 ERP협의회 회장은 “중소기업IT화지원사업을 통해 ERP를 구축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에 ‘중소기업IT화지원사업 예산을 늘려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외국계업체들이 국내 업체들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중소기업(SMB) 시장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IT화지원사업 자금마저 줄어들 경우,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CRM협의회는 공식·비공식 채널을 통해 정보통신부에 “전자정부 사업중 CRM과 관련된 사업을 조기집행해 달라”는 요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 기업들의 CRM 수요가 크게 줄어들어 공공 부문의 수요밖에 기대할 게 없는 업계의 절박감을 호소한 것이다. CRM협의회 회원사인 네오퀘스트의 김정태 사장은 “내년 1월 CRM 회장사 회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SW사업자협의회(회장 이수용)는 내년 초에 SW업계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정부부처 관계자들과의 모임을 갖을 예정이다. 협의회는 이 자리에서 정부 측에 지금까지 업계에 논의돼 왔던 소프트웨어 분리발주 제도의 실시, 최저가 낙찰제의 개선 등의 요구키로 했다.
이수용 중소SW사업자협의회 회장은 “앞으로 중소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의 연구개발(R&D) 공동 중복투자 배제, 국산 솔루션업체간 인수합병(M&A) 유도 등 업계의 자발적인 해결책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핸디소프트 김규동 사장을 비롯해 국내 30여개 SW업체 사장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솔루션 진흥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과 IT 법제관련 등에 대해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