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두루넷 인수 효과 `반짝`

‘엎치락뒤치락’

두루넷 인수전에서 데이콤에 완승한 하나로텔레콤은 적어도 주식시장에서는 그 기쁨을 하루밖에 누리지 못했다. 이에 반해 하나로에 밀려 패자의 울분을 삼켜야했던 데이콤은 하루 만에 오름세로 반전하는 역전극을 연출했다.

전일 인수전의 승자답게 10% 이상의 급등세를 보였던 하나로텔레콤은 16일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단 몇 분만에 하락세로 반전해 마감까지 하락폭을 키웠다. 종가는 전일보다 3% 떨어진 3400원. 인수전 승리에 대한 증권사들의 우호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5000억원에 가까운 인수가격에 대한 부담 △KT와 데이콤의 견제 등 인수 이후의 불안요인 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하나로에 밀려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던 데이콤은 16일 곧바로 주가 체력에 나섰다.

데이콤은 전일보다 0.39% 오른 5210원으로 기분좋게 마감했다. 데이콤의 예상치못한 반등은 △하나로의 두루넷 인수가격이 가입자당 50만원선으로 너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쟁사 메리트가 부각됐고 △데이콤이 자회사인 파워콤망을 이용할 경우 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히 130만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호적인 매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전상용 연구원은 “데이콤이 보라홈넷 가입자와 파워콤을 통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시장에서 직접 유치할 경우 가입자당 10만∼20만원이면 가능하다”며 “손익분기점 면에서는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무리한 금액에 인수를 하지 않은 데이콤의 매력이 더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