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WCDMA장비 파상 공세

국산제품 3분의 1 가격으로 적극 영업

국내 3세대 이동전화인 WCDMA 기지국 장비시장에 외국 업체들의 진입 공세가 거세다. 이에 따라 그동안 WCDMA 서비스 조기실시를 위해 공동보조를 맞춰 온 사업자와 국내 장비업체 간 공급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갈등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노텔 등 외국 업체들은 국산 제품에 비해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WCDMA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F를 적극 공략중이며, 사업자들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 외산 장비의 도입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외산 장비 도입이 수년간 사업자와 공동 보조를 맞추면서 개발해 온 성과를 무시하는 것이며 기능상 외산 장비가 결코 싼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최근 돌입한 사업자와 장비업체 간 가격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내년 WCDMA 투자 규모는 SK텔레콤 6000억원, KTF 3000억원 등 총 9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기지국 장비 투자 규모가 최소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SK텔레콤과 KTF는 각각 22개시, 9개시에 대한 WCDMA 기지국 투자를 앞두고 장비공급 대상자로 선정한 삼성전자, LG전자와 가격협상 및 망구축 계획을 검토중이지만 이와 별개로 예비 협상 대상자인 노텔과 노텔-머큐리 연합 장비의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국산 기지국 장비 가격이 1억7000만원대지만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외산 장비의 가격이 규모의 경제로 인해 3분의 1수준인 5000억원대까지 떨어져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비교적 까다롭지 않은 액세스망 중심으로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통신사업자 임원은 “국산장비는 외산의 세 배까지 비싸 통화권역 확대 투자에 부담이 적지 않다”며 “인프라 투자가 단말기와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인 만큼 서비스사업자와 제조사가 가격선을 적절히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외산 장비와 국산 장비는 요구기능의 차이가 커 동일선상에서 가격을 비교하는 게 ‘난센스’”라며 “수년간 보조를 맞춰 수천억원을 투입해 장비를 개발하고 요구기능을 맞춰 왔는데 가격을 이유로 공급선을 다변화한다면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양측의 대립은 정통부와 이통사, 제조사가 다음 주 가질 워킹그룹회의에서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워킹그룹회의는 △사업자의 내년 망구축 계획과 투자 계획 점검 △단말기와 기지국의 WCDMA-CDMA 간 자동 로밍(핸드오버) 기능 개발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