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닌텐도가 장악한 휴대형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12일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AFP, 로이터, NHK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의 게이머들은 PSP 구매를 위해 주요 전자상가 매장 앞에서 전날부터 줄을 서서 밤샘을 했다.
비까메라전자숍은 11일부터 약 660명이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대부분의 손님들이 게임기를 비롯해 메모리스틱과 이어폰 등으로 구성된 2만6040엔짜리 패키지를 구입했다. 전날 야근을 한 후 아침 7시 30분부터 줄을 섰다는 회사원 수기야마 다케시(29)는 “릿지레이서 시리즈를 좋아해 PSP를 사려왔다”며 “PSP는 PC로 다운로드한 TV영상물을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의 요도바시카메라 앞에도 쌀쌀한 날씨임에도 2000명에 가까운 손님이 줄을 서 오픈을 기다렸다. 맨 앞줄에 섰던 한 손님은 “전날 11시 30분부터 줄을 섰다”며 “초기에 물량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 일찍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니는 PSP를 내년초부터 북미와 유럽에 선보일 예정인데 성미 급한 게이머들 때문에 PSP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최근 e베이에서는 게임 타이틀 한개를 포함한 PSP가 정상가의 2배가 넘는 560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PSP가 닌텐도의 시장을 빼앗기 보다는 영화나 음악 등을 좋아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SP를 사기 위해 전날 저녁 11시부터 줄을 섰다는 세나가 아수카(24)는 “DS로는 게임밖에 못한다”며 “PSP로는 음악이나 영화를 듣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닌텐도DS와 PSP를 모두 구매하는 게임 마니아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아들에게 줄 PSP를 사기 위해 아침 7시부터 줄을 선 밴 요이시로(49)는 “이미 닌텐도DS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소니와 닌텐도의 새 제품을 나올 때마다 산다”고 말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대변인인 가토 나나코에 따르면 소니는 12일 PSP 20만대를 시장에 풀었고 내년 1월 1일까지 추가로 30만대를 공급할 예정이며 내년 3월까지 전세계적으로 30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한편 닌텐도는 닌텐도 듀얼스크린(DS)의 미국과 유럽 판매가 예상치를 웃돌자 12월말까지 판매 목표를 80만대 늘어난 280만대로 수정했으며 내년 3월까지 전세계적으로 500만대의 DS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닌텐도의 사장 이와타 사토루는 지난 9일 “닌텐도DS의 성공적인 론치로 소니의 도전을 막아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었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